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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원전 건설 어떻게 이뤄졌나

중앙일보

입력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사업은 총 400억 달러(당시 환율로 약 47조원) 규모의 대형 사업이다.
 지난 2009년 12월 28일 한국전력 컨소시엄이 경쟁 입찰에서 수주에 성공했다. 한국의 플랜트 수출 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또 1978년 상업형 원전인 고리 1호기를 처음 가동한 이래 31년 만에 이뤄진 한국형 원전의 첫 수출이었다.
 한전 컨소시엄 측은 1400MW급 한국형 원전 4기를 설계·건설하고 준공 뒤에는 운영 지원까지 맡기로 했다. 원전 설계와 건설에 약 200억 달러, 향후 원전 운영에 드는 비용이 약 200억 달러였다. 당시 정부는 “건설비용 200억 달러만 해도 NF쏘나타 100만대 또는 30만t급 초대형 유조선 180척 수출 효과와 맞먹고, 10년간 11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한전 컨소시엄은 아레바(프랑스), 제너럴일렉트릭(미국)ㆍ히타치(일본) 컨소시엄과 6개월에 걸쳐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가격 경쟁력 ^짧은 건설 공기 ^30년간의 원전 건설 경험 ^한국형 원전의 안전성과 운영 실적 등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상 최대 UAE 원전 수주의 성과를 거두고 12월 28일 오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중앙포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상 최대 UAE 원전 수주의 성과를 거두고 12월 28일 오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중앙포토]

무엇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특급 도우미 역할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 전 대통령은 당시 최종 발표 이틀 전인 26일 UAE를 1박 2일 일정으로 전격 방문해 수주에 힘을 싣는가 하면 입찰결과 발표 직후 현지에서 생중계 기자회견을 열 정도로 적극적으로 도왔다.

이 전 대통령은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UAE 원전 사업을 위해 물밑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적었다.
최종 발표 두 달 전부터 UAE 정계의 실력자인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에게 수차례 통화를 시도하는가 하면 한승수 전 국무총리를 단장으로 관계부처 장관 40명을 UAE로 파견해 경제, 교육, 안보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도록 했다. 무함마드 왕세제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10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예방한 인물과 동일인이다.

2010년 5월 25일 이명박대통령이 청와대를 방문한 UAE 무함마드 왕세자와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KPPA ]

2010년 5월 25일 이명박대통령이 청와대를 방문한 UAE 무함마드 왕세자와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KPPA ]

이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당시 무함마드 왕세제로부터 수차례 통화 ‘퇴짜’를 맺은 것과 관련해 “나라고 자존심이 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 선진국들과 경쟁하면서 자존심을 내세우고 절차와 관례를 따진다면 역전의 기회는 없다”고 적었다. 결국 무함마드 왕세제의 마음을 여는 데 성공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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