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중립성 폐지, 4차 산업혁명 근간 훼손…국내 경쟁력 약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17일 긴장감이 잔뜩 묻어나는 입장 자료를 냈다. [사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홈페이지 캡처]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17일 긴장감이 잔뜩 묻어나는 입장 자료를 냈다. [사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홈페이지 캡처]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서 망 중립성 폐지 결정을 한 것에 대해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국내는 망 중립성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입장자료 배포

인터넷기업협회는 17일 발표한 의견서에서 “미국의 망 중립성 폐기는 자칫하면 전 세계 다른 국가들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FCC의 망 중립성 원칙 폐기 결정은 그간 인터넷 기업들이 이뤄온 혁신과 향후 산업을 주도할 스타트업의 의지를 꺾어 인터넷 생태계 전반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단법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2000년에 설립된 비영리 단체로 200여개 인터넷 관련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회장을 맡고 있다.

망 중립성 원칙은 모든 네트워크 사업자가 모든 데이터를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일종의 ‘공공성’을 강조한 개념으로 지난 2015년 버락 오바마 당시 행정부가 도입한 제도다.

해당 제도는 미 최대 케이블TV 업체인 컴캐스트나 미 최대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스 등이 특정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의 트래픽 속도를 높이거나 느리게 할 수 없도록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 14일(현지시간) FCC가 찬성 3, 반대 2로 망 중립성을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미국 내 다수 인터넷 기업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인터넷기업협회는 “망 중립성 원칙은 한국 인터넷 기업이 성장하는 기반이 됐으며 향후에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스타트업 탄생과 성장을 이끌 기반이 돼야 한다”며 “차세대 인터넷 산업 육성과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망중립성은 더욱 공고하게 유지되고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거대 글로벌 인터넷기업을 보유한 미국과 달리 우리 인터넷 산업은 아직 국내 시장에서조차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실정”이라며 “건강하고 생산적인 인터넷 생태계 유지를 위한 법, 제도, 정책 논의가 지속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