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차장 “북한의 문을 살짝 열어놓고 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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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문을 살짝 열어놓고 왔습니다.”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은 12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자신의 닷새간 방북 일정에 대해 이같이 요약했다.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방북 결과를 설명하는 브리핑을 끝낸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였다. 그는 “이용호 북한 외무상 등과 15시간 넘게 이야기한 주제는 ‘우리가 어떻게 전쟁을 막을 수 있을까’였다”고 말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자고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외무성과 그 팀들이 면담 내용에 대해 상세하게 브리핑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제프리 펠트먼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우) [EPA=연합뉴스]

제프리 펠트먼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우) [EPA=연합뉴스]

어떤 내용을 안보리에서 브리핑했나.
이용호 외무상과 박명국 외무성 부상과 긴 대화 끝에 현재 한반도 상황이 평화와 안전에 관해 매우 긴장돼있고, 위험하다는 사실에 동의했다. 나는 계산 착오를 방지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했고, 마찰의 위험을 줄여야하고, 또 낭비할 시간이 없다고 얘기했다.
안보리의 결의에 대해 완전히 따라줄 것을 요청했다 국제사회는 평화적이고 정치적인 방법으로 한반도 상황을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북측에 전했다. 군사적이든 비군사적이든 핫라인 개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방문이 시작에 불과하고, 우리는 계속 대화를 해야한다는 것에 북측이 동의했다.
북한이 지금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어보였나.
우리가 북한 정부에 강조한 것은 북한이 다른 방향으로 가지 않기를 바란다는 시그널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매우 신중히 들었지만, 지금 당장 어떤 행동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가 말한 것을 그들의 리더와 생각해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니 내가 함부로 그들의 생각을 읽거나 대신 무슨 말을 지금 할 수 없다.
북한이 미사일 개발 중지와 관련해 어떤 언급이 없었나.
그들이 문을 닫고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알 수 없다. 나는 최대한 강하게 얘기했고, 그들은 아주 신중하게 들었다. 논쟁을 벌였고, 우리 포인트들을 조심스럽게 노트했다. 난 그들이 현재의 방향에 대해 위험성을 느끼고, 우리의 우려를 정확하게 전달받았다고 확신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중요한 변화가 있는지 봐야 한다. 이번 방문은 매우 건설적이고 생산적이었다고 자평한다. 북한이 우리가 제안한 몇몇 사안을 받아들여 설득에 성공할지는 오로지 시간이 알려줄 것이다.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왼쪽)이 지난 7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이용호 북한 외무상을 만나 담화를 나눴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왼쪽)이 지난 7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이용호 북한 외무상을 만나 담화를 나눴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안보리 제재에 대한 북한의 영향은 어떻다고 느꼈나.
우리가 전달하고자 한 것은 북한과 워싱턴간의 문제가 뭐든 양측은 더 큰 이슈와 딜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인정하지 않지만 북한은 그것을 거부했다. 그래서 제재의 문제가 단순히 워싱턴과 평양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북한은 계속 유엔 원조자금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다는 얘기를 했다.
북한에 대한 원조자금이 부족한 것은 안보리 제재의 직접적인 영향인가.
북한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북한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대해 국제사회가 호의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얘기했다. 몇몇 국가들은 그것은 북한이 자초한 일이니 다른 선택사항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유엔 원조의 많은 비중이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는 것인데,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북한을 기본적으로 적대시한다. 북한 원조 자금에 대한 펀딩이 잘 이뤄지지 않는 배경이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에게는 급한 이슈들에 대해 유엔과 정치적 대화가 이어져야 한다고 보고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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