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카드사기 치는 유명 정수기 회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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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지난 5월 한 유명 정수기 회사의 비데를 한대 구입했다. 결제방법을 묻기에 신용카드로 하려고 카드번호와 유효기간까지 알려주다가 마음을 바꿔 현금으로 지불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다음달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신용카드 결제 청구서를 보니 구입하지도 않은 그 회사의 제품이 두 건이나 올라 있었기 때문이었다. 금액도 무려 1백50만원이나 됐다.

비데 구입과정에서 알려준 카드번호와 유효기간을 이용, 제품 금액을 청구한 것이 분명했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실수로 다른 구입자의 결제에 내 카드번호를 넣은 것이려니 생각하면서 취소를 요청하려고 전화를 했다.

이런 일로 기업체에 전화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나 역시 취소 요청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열번 이상 전화해 겨우 연결이 됐고 그때부터 담당자를 찾아 취소해주겠다는 말을 듣기까지 한참이 걸렸다.

그런데 그렇게 힘들게 얻어낸 직원의 대답은 빈말이었다. 그 달 내 계좌에서는 청구금액이 고스란히 인출됐고, 할부로 구입신청이 돼 있었는지 다음달에도 청구와 인출은 계속됐다. 물론 그 사이 회사로 전화를 하고 상담원들과 통화를 해 항의했지만 모두 건성으로 듣고 대답할 뿐이었고 이번달에도 어김없이 구입하지 않은 제품들을 결제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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