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거리통신-<이민우 특파원>개회식은 세계 패션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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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캘거리동계올림픽 개막식행사는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 현란한 무용과 합창으로 시종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 개회식은 6만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캐나다 최초의 여성총독인「잔스·소베」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프랭크·킹」대회조직위 명예위원장의 환영사, 「사마란치」IOC위원장의 축백하인사 등의 순으로 2시간여동안 진행됐다.
○…제15회 캘거리 동계올림픽의 개회식은 마치 세계 패션쇼를 방불케 하듯 눈부시고 화려했다. 규모에서는 하계 올림픽에 뒤지지만 의상의 화려함은 하계를 압도했다. 14일 새벽 (이하한국시간) 맥마흔 스타디움은 영하10도의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지구촌가족의 잔치마당으로 북적거렸다. 관중들의 복장에서도 여유와 넉넉함이 넘쳐흘렀다.
밍크코트를 걸친 여자관중들이 많았고 일부가족관중들은 추위에 대비해 담요 혹은 슬리핑백을 들고 입장하기도 했다.
개회식중 관중2명은 동상으로 응급실을 찾기도.
○…조직위는 개회식 행사에서 시(시)의 특징인 말(마)과 인디언을 동원해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성공했다.
캘거리시는 1백여년전 인디언과 싸우기 위해 기병대에 의해 요새가 구축된 것이 시발점이며 아직도 원주민 인디언들이 남아있다.
식전행사중의 기마대 및 로데오의 묘기도 관중들의 흥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과거 올림픽이 대부분 한 두차례의 정치적 시위를 겪었듯이 이번 캘거리대회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인류잔치임을 이용, 캐나다원주민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호소하는 시위를 벌여 예외가 아닌 듯.
이날 개막식전 자신들의 땅을 빼앗은데 항의하는 인디언 9명과 이들을 지지하는 또 다른 원주민 3백여명이 성화가 봉송되는 동안 침묵시위를 벌여 유럽인들의 착취를 규탄.
이날 시위는 옆에서 기켜보던 일부 군중들이 이들에게 돌과 눈 등을 던져 결국 충돌이 벌어졌는데 다행히 부상자나 체포된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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