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戰爭<전쟁>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61호 29면

漢字, 세상을 말하다

전쟁(戰爭)의 말뜻은 분명하다. 두 글자는 모두 ‘다툼’과 관련이 있다. 戰(전)은 활과 관련 있는 單(단)이라는 글자 요소에 상대를 찌르는 창인 戈(과)의 합성이다. 爭(쟁)은 아래 위의 글자 요소 모두 사람의 손을 가리킨다. 두 손이 하나의 물건을 두고 다투는 모습이다.

전쟁을 일컫는 한자 낱말은 퍽 많다. 우선 도병(刀兵)이다. 칼(刀)과 병사 또는 병기(兵)를 이르지만 전쟁의 다른 이름이다. 방패와 창을 가리키는 간과(干戈)도 마찬가지다. 갑병(甲兵)도 갑옷과 병기의 지칭에서 전쟁의 뜻으로 발전했다. 칼에 피가 든다고 해서 적은 혈인(血刃)도 그렇다.

전쟁은 엄청난 피해를 낳는다. 그래서 병재(兵災), 병화(兵火), 전화(戰火), 전화(戰禍)로 적는다. 전쟁으로 인한 동란, 전란(戰亂)도 마찬가지다. 낭연(狼煙)이라는 말도 있다. 전쟁이 벌어지면 옛 왕조 시절에는 봉화(烽火)를 올렸다. 이리의 똥을 말려 불을 지피면 연기가 곧게 올라간다. 전쟁의 경보다. 따라서 낭연도 전쟁을 지칭하는 단어로 자리 잡았다.

봉화는 불길과 연기로 보내는 신호다. 밤에는 봉화를 올리고, 불이 잘 보이지 않는 낮에는 연기를 올린다. 앞을 烽(봉), 뒤를 燧(수)로 적는다. 그런 제도를 일컬을 때 봉수(烽燧)라고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그저 봉화로도 부른다.

兵(병)이라는 글자는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丘(구)와 八(팔)이다. 따라서 丘八(구팔)로 적으면 일반적으로 군대와 전쟁, 또는 그 안의 사병을 일컫는 단어였다고 한다. 이 兵(병)의 의미를 일찌감치 무시무시하다 싶을 정도로 경고한 사람이 있다. 바로 병법의 대가 손자(孫子)다. 그는 兵(병)을 전쟁, 또는 그 모두를 포함하는 전사(戰事)로 지칭하며 이렇게 정의했다. “죽느냐 사느냐가 걸린 곳, 남느냐 없어지느냐의 갈림길(死生之地, 存亡之道)이다.” 누가 이 말에 동감하지 않을 수 있을까. 북한의 위협이 깊어지는 요즘이다. 어느덧 우리는 전쟁의 조짐을 알리는 전운(戰雲)이라는 단어를 떠올려야 할 처지다. 전쟁을 피하되 북한 위협에 당당하게 맞서는 방법을 각고의 노력으로 생각해야 할 때다.

유광종
중국인문 경영연구소 소장
ykj33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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