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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하는 대회? 월드컵보다 더 한 자존심 싸움...동아시안컵 '사국지' 개봉박두

중앙일보

입력

지난 2015년 8월 중국 우한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했던 한국 축구대표팀. [사진 대한축구협회]

지난 2015년 8월 중국 우한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했던 한국 축구대표팀. [사진 대한축구협회]

 동아시아 4개국의 축구 전쟁이 일본 도쿄에서 펼쳐진다.

8일부터 16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한국·일본·중국·북한 4개국이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이하 동아시안컵)에서 맞붙는다. 2003년부터 2~3년 주기로 열린 이 대회는 남자부, 여자부로 나뉘어 치러진다. 그런데 2015년 중국 우한 대회에 이어 2017년 대회도 한국·일본·중국·북한이 모두 남녀부에서 대결을 펼친다. 북한은 예선을 거쳐 2회 연속 이 대회에 참가한다.

2018 러시아월드컵 조편성이 이뤄진 뒤 치러지는 동아시안컵 남자부에 단연 관심이 쏠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 일본, 중국은 촘촘하게 차이가 좁혀져 있다. 일본이 55위로 가장 높고, 한국이 59위, 중국이 60위다. 북한은 114위다. 동아시안컵은 FIFA 공인 A매치에 포함되지 않아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을 의무적으로 차출할 수 없는 대회다. 이 때문에 각 국은 한·중·일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위주로 팀을 구성해 나섰다. 일본과 중국은 23명 모두 자국 리그 소속 선수로 구성했다. 한국도 한·중·일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골고루 구성했다.

 &#39;동아시아 최강자는 누구?&#39;   (도쿄=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신태용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북한, 일본, 중국의 감독들이 7일 오전 일본 도쿄 프린스호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승컵을 앞에 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중국 마르첼로 리피, 일본 바히드 할릴호지치, 북한 예른 안데르센, 한국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 2017.12.7   utzza@yna.co.kr/2017-12-07 12:49:38/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39;동아시아 최강자는 누구?&#39; (도쿄=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신태용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북한, 일본, 중국의 감독들이 7일 오전 일본 도쿄 프린스호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승컵을 앞에 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중국 마르첼로 리피, 일본 바히드 할릴호지치, 북한 예른 안데르센, 한국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 2017.12.7 utzza@yna.co.kr/2017-12-07 12:49:38/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그만큼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많다. 한국은 공격수 진성욱(제주 유나이티드), 골키퍼 김동준(성남FC) 등 5명이 A매치 경험이 없다. 북한은 23명 중 25세 이하 선수가 12명이다. 중국은 22세 이하(U-22) 대표팀 선수 6명을 이번 대회 출전 명단에 포함시켰다. 7일 열린 대회 미디어데이에서 마르첼로 리피(이탈리아) 중국 감독은 "이번 대회엔 실험적인 시도가 많을 것이다.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포함됐고, 그 선수들을 잘 관찰하고 평가를 하는데 목적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알고 보면 동아시안컵을 통해 각 나라가 보여줘야 할 것도 많다. 특히 이번 대회는 월드컵 본선을 6개월여 앞두고 열리는 대회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동아시안컵이 열리는 건 2010년 대회 이후 7년만이다. 당시 월드컵 본선을 코앞에 둔 상태에서 한국과 일본은 결과에 따라 대표팀 분위기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한국은 당시 중국에 0-3으로 완패해 허정무 감독의 경질론이 불거졌다. 그러나 곧바로 한국이 일본에 3-1로 이기자 이번엔 오카다 다케시 일본 감독의 사퇴론이 일본 내에서 나왔다. 그만큼 월드컵 본선에 나서는 나라들 입장에선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켜야 하는 무대가 동아시안컵이다.

지난 2015년 8월 중국 우한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일본 선수들과 공을 다투는 한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김신욱. [사진 대한축구협회]

지난 2015년 8월 중국 우한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일본 선수들과 공을 다투는 한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김신욱. [사진 대한축구협회]

감독들도 그에 대한 부분을 의식하는 듯 했다. 일본의 할릴호지치 감독은 요즘 선수 구성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유럽파 자원도 없는데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우라와 레즈 출신 선수들을 클럽월드컵 참가 일정 때문에 뽑을 수도 없었다. 그런데 발탁한 자원 중에서도 연이어 부상자가 속출했다. 수비수 니시 다이고(가시마 앤틀러스)가 부상으로 소집 직전 하차했고, 공격형 미드필더 기요타케 히로시(세레소 오사카)는 6일 훈련 도중 뇌진탕 증세로 팀에서 빠졌다. "결혼을 앞둔 선수도 불러야 한다"고 한 할릴호지치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도 우린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10월 A매치까지 승리가 없다가 지난달 A매치에서 1승1무로 반전에 성공한 신태용 감독은 "2회 연속 우승을 이뤄낼 수 있으면 좋겠다. 최선을 다하면 우승이라는 좋은 결과는 따라올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한일전에 대한 의식도 했다. 신 감독은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한일전은 반드시 이기고 싶다. 한일전은 양 팀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각오 밝히는 마르첼로 리피 중국 감독   (도쿄=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마르첼로 리피 중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7일 오전 일본 도쿄 프린스호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2017.12.7   utzza@yna.co.kr/2017-12-07 12:55:49/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각오 밝히는 마르첼로 리피 중국 감독 (도쿄=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마르첼로 리피 중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7일 오전 일본 도쿄 프린스호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2017.12.7 utzza@yna.co.kr/2017-12-07 12:55:49/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친절한 신태용 감독   (도쿄=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남자 축구대표팀의 신태용 감독이 7일 오전 일본 도쿄 프린스호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북한 대표팀 예른 안데르센 감독의 통역기를 채워주고 있다. 2017.12.7   utzza@yna.co.kr/2017-12-07 12:16:57/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친절한 신태용 감독 (도쿄=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남자 축구대표팀의 신태용 감독이 7일 오전 일본 도쿄 프린스호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북한 대표팀 예른 안데르센 감독의 통역기를 채워주고 있다. 2017.12.7 utzza@yna.co.kr/2017-12-07 12:16:57/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장기 플랜을 갖고 팀 재건에 나선 리피 감독의 중국도 이번 대회를 통해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중국의 시나닷컴은 지난 5일 "늙은 대표팀에 새로운 얼굴을 대거 투입하는 건 분명한 목적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번 동아시안컵은 젊은 선수들이 전면에 나서 미래 대표팀의 희망을 보여주는 중요한 기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외국인 감독 체제에서 동아시안컵에 처음 나서는 북한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유일한 유럽파 정일관(FC루체른)을 앞세워서 최근 무너졌던 경기력을 재건할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북한은 지난 10월 레바논과 아시안컵 예선에서 0-5로 완패해 예른 안데르센(덴마크) 북한 감독의 경질설이 불거졌다. 7일 미디어데이에서 안데르센 감독은 "우승후보가 아니란 건 알고 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어려운 3경기를 하게 됐지만 기대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9일 중국, 12일 북한, 16일 일본과 연달아 대결한다. 각 팀이 한차례씩 맞붙는 풀리그 방식을 치러 가장 좋은 성적을 낸 팀이 우승한다.

지난달 27일 EAFF E-1 챔피언십을 앞두고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소집돼 훈련하는 여자 축구대표팀. [사진 대한축구협회]

지난달 27일 EAFF E-1 챔피언십을 앞두고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소집돼 훈련하는 여자 축구대표팀. [사진 대한축구협회]

한편 한국 여자대표팀도 8일 홈팀 일본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12년 만에 이 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FIFA 랭킹에선 일본이 8위, 북한이 10위, 중국이 13위로 한국(15위)보다 모두 순위가 높다. 윤덕여 여자대표팀 감독은 "동아시안컵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수준 높은 팀들이고, 경쟁력을 갖고 있는 팀들이다.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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