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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당했다”…타임, ‘올해의 인물’에 ‘미투 운동’ 선정

중앙일보

입력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2017 올해의 인물'로 '미투' 운동을 촉발한 '침묵을 깬 사람들'을 선정했다. [사진 타임 홈페이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2017 올해의 인물'로 '미투' 운동을 촉발한 '침묵을 깬 사람들'을 선정했다. [사진 타임 홈페이지]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Time)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제치고 ‘올해의 인물(Person of the Year)’로 성희롱·추행·폭행 피해 사실을 공개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선정했다.

타임은 이 운동을 촉발한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침묵을 깬 사람들(The Silence Breakers)’로 명명했다.

6일(현지시각) 타임은 올해의 인물 선정 사실과 이번 주 발행본 표지 사진을 공개했다. 표지에는 영화배우 애슐리 주드, 우버 엔지니어였던 수전 파울러,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등이 포함됐다.

애슐리 주드는 지난 10월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20년 전 업무 협의인 줄 알고 초대 받은 호텔로 갔다가, 샤워가운만 입은 하비 웨인스타인에게서 ‘마사지해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 인터뷰를 계기로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 웨인스타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피해를 호소하는 여배우들이 늘어났고, 영화배우 앨리사 밀라노는 “당신이 성폭력 피해를 본 적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미투’라고 써달라”며 성폭력 고발 캠페인을 제안했다.

수전 파울러는 지난 2월 자신의 블로그에 “우버에서 성희롱을 당했고, 회사가 은폐하려고 했다”고 폭로했다. 이 여파로 공동 설립자인 트래비스 캘러닉 CEO가 자리에서 퇴출당하기도 했다.

이후 미국 정가에까지 ‘미투’ 운동이 확산하면서 현역 최다선인 존 코니어스 하원의원은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또 할리우드 스타 케빈 스페이시, 공중파 방송의 유명 앵커였던 찰리 로즈와 맷 라워 등이 성폭력에 연관된 혐의로 퇴직하거나 명예가 크게 실추됐다.

타임의 에드워드 펠센털 편집장은 이날 NBC 방송의 ‘투데이’ 쇼에서 선정 배경에 대해 “다른 수백 명의 여성과 많은 남성이 함께한, 우리 표지에 실린 그 여성들의 충격요법적 행동이 1960년대 이후 우리 문화의 가장 빠른 변화 중 하나를 촉발했다”고 말했다.

펠센털 편집장은 “소셜미디어가 강력한 촉매제 역할을 했다”면서 “해시태그 ‘#미투’는 지금까지 최소 85개국에서 수백만 번이나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공공연한 비밀을 밖으로 표현하고, 속삭이던 네트워크를 사회적 네트워크로 이동시키고,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을 멈추도록 독려했기 때문에 ‘침묵을 깬 사람들’이 2017 올해의 인물이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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