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철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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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일본에서 철도로 소련의 모스크바로 가는 사람들은 나호트카 항로를 이용한다.
요코하마에서 소련 여객선 바이칼 호를 타고 나호트카에 이르러 거기서부터 시베리아 철도 여행을 시작한다.
그러나 시베리아 철도의 기점은 하바로프스크이기 때문에 그 곳까지의 철도는 지선이다.
외국인 여행자는 누구나 인투리스트라는 국영 여행사에 여정을 맡겨야한다. 여행 장소에서부터 승차권은 물론 호텔과 레스토랑의 식권까지 모두 미리 정해진다.
기차의 좌석은 감색 베레모를 쓴 여자승무원이 안내해준다.
하바로프스크에서 모스크바까지 달리는 열차는 매일 1편이 있다. 차창 밖으로 백화나무와 왜전 나무 수림대가 펼쳐지는가 하면 망망한 바다 같은 초원이 전개된다.
사람은 물론 집들도 두 세시간마다 서는 역의 주변에서나 볼 수 있다.
그렇게 달려 나흘째가 돼야 중간지점인 이르쿠츠크에 이른다. 여행자는 보통 거기서 1박하고 유명한 바이칼 호를 관광한다.
그 다음날 기차를 타면 다시 4일 간을 달려야 모스크바에 이른다.
그 거리는 무려 9천 3백km. 1903년 개통된 이래 러시아의 동서를 연결하는 대동맥이 되었다.
2차대전 전에는 부산에서 출발해 서울과 장춘, 하르빈과 만주리를 거쳐 시베리아 철도 본선에 들어가는 열차도 있었다.
시베리아 개발의 진전에 따라 84년엔 다이제트와 소베츠카야가바니를 잇는 3천 2백km의 밤 철도(바이칼 아무르 메인 라인)가 개통되었다. 이른바 제 2시베리아 철도다.
제 2철도는 중공접경을 달리는 제 1철도의 안보상 문제를 해결해줄 뿐 아니라 미개척 시베리아의 지하자원 개발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이었다.
그 시베리아철도에 우리의 수출 화물이 뜸뿍 실려 간다고 한다.
부산에서 블라디보스토크의 외항 보스토치니로 간 화물이 다시 열차를 타고 시베리아를 횡단하여 유럽지역 각국으로 퍼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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