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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 열풍 분석 눈길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60호 30면

독자 옴부즈맨 코너

제559호 중앙 SUNDAY는 지난 한 주일 간 대한민국을 충격과 공포에 빠뜨린 포항 지진 여파에 대해 자세히 다뤘다. 이번 포항 지진은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전까지 신경 쓰지 못했던 지진 대비 실태를 점검하고 우리가 얼마나 무방비 상태였는지를 확인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지진에 대비한 재난대피 매뉴얼 정비, 진지한 훈련 및 대피소 안전진단 등을 통한 인명피해 방지, 내진설계 의무화, 설계에 따른 충실한 시공 및 불이행시 책임 강화 등이 우선적인 과제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들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는 인력과 비용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국가가 재난에 대해 국민의 피해를 어디까지 보전해 주어야 하는지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너무나 어려운 문제다. 언론을 통해 국가의 역할과 책임의 범위에 대한 담론을 모을 수 있는 논의의 장이 함께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3면에서 다룬 ‘굿즈’ 열풍에 관한 기사도 매우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이 고가의 명품을 소유하기 위해 애쓰는 것보다 훨씬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사회 구성원들이 어디에 가치를 부여하느냐의 문제인데, 기사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굿즈는 캐릭터 성격과 디자인 등 남들과 소통할 다채로운 스토리로 관심을 끎으로써 ‘재미’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쉽게 구할 수 없는 물건이고 남들의 관심을 끈다는 점에서는 공통될 수 있지만, 그 범위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관심분야에 따라 다양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획일적인 명품욕구보다는 오히려 사회를 더 건강하게 만드는 것 같다.

7면에서 다룬 내용은 한반도의 분단상황을 둘러싼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다. 미국이나 중국, 일본 같은 주변 강대국들이 한반도의 분단상황을 통해 자신들의 영향력을 공고히 할 것을 원한다는 점은 공지의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더해진 북핵이라는 초강력 변수가 한반도의 운명을 어디로 이끌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러시아와 미국의 입장과 생각을 각각 다룬 기사는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22면의 ‘빠른 삶, 느린 생각’ 칼럼에서 다루고 있는 행복론은 우리 사회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인지에 대해 깊은 고민 없이 맹목적으로 다른 사람을 쫓아 가는 경향이 많다. 삶이나 사회에서 모든 일들은 그것이 나 또는 구성원들의 행복을 위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고찰이 그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칼럼은 그러한 영향이 부정의 에너지이기보다는 긍정의 에너지이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와 같은 지적에 공감이 되면서도, 부정의 에너지도 그것이 필요한 일이라면 어찌 보면 정반합(正反合)의 원리에 따른 우리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설지혜
법무법인 화우변호사. 지적재산권 전문가로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 지부에서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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