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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날 어떻게 쓸 건지 밝혀달라” … 영입 나선 양키스·다저스 등 일단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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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오타니 쇼헤이. [AP=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 [AP=연합뉴스]

일본 프로야구의 ‘이도류’(二刀流·투수·타자를 겸하는 선수) 오타니 쇼헤이(23·니혼햄 파이터스·사진)는 내년 어떤 팀에서 뛰게 될까.

MLB 30개 구단 모두 애간장 #비공개 경쟁입찰액만 217억 #입맛에 맞는 팀 골라서 갈 듯

메이저리그가 야구만화 속의 괴물 주인공 같은 선수 열풍에 휩싸였다. 그가 지난달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밝히자 30개 구단이 일제히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일부는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고, 일부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입찰에 나섰다.

자유계약선수(FA)가 아닌 오타니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미국에 간다. 오타니를 잡으려면 최고액을 적어내야 하는데, 입찰 상한액은 2000만 달러(약 217억원)로 정해져 있다. 협상 기회를 얻으려면 이 액수를 쓸 수밖에 없다.

오타니는 지난달 3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했다. 소속팀 니혼햄은 2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포스팅을 신청할 예정이다. 오타니 측에선 3일부터 21일간 최고액을 쓴 구단과 협상하며, 23일쯤 그가 뛰게 될 구단이 결정될 전망이다.

오타니는 지난달 27일 30개 구단에 6개의 질문이 담긴 서한을 보냈다. 대답은 영어와 일본어로 요구했다. ‘오타니의 투수·타자로서의 능력을 어느 정도로 평가하나’ ‘왜 이 팀에서 행복하게 뛸 수 있는지 설명하라’ 등이다. 협상 과정에서 구단들의 대답도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 현지에서는 오타니의 유력 행선지로 ‘빅마켓’ 뉴욕 양키스·LA 다저스·텍사스 레인저스·시카고 컵스 등이다. 그밖에 시애틀·탬파베이·미네소타·신시내티 등이 적극적이다.

내년 우승을 노리는 양키스는 선발투수와 지명타자 자리가 비어 있다. 오타니가 필요하다. 자금력도 우위에 있다. 만 25세 이하인 오타니는 내년에 마이너리그 계약에 준해 연봉(54만5000달러)을 받는다. 따라서 계약금이 중요한데, 구단마다 해외선수 영입 때 쓸 수 있는 돈의 상한액(국제 아마추어 선수 계약금)이 정해져 있다. 양키스는 텍사스(353만5000달러) 다음으로 많은 350만 달러(약 38억원)를 쓸 수 있다.

다저스도 배제할 수 없다. 다저스는 이미 5년 전 오타니 영입을 시도했다. 또 지난 8월에는 오타니를 보기 위해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이 직접 일본을 찾았다. ‘오타니가 연고 도시에 어떻게 문화적으로 잘 적응할 수 있을까’란 질문에도 유리하다. LA에는 ‘리틀 도쿄’라는 일본인 밀집지역도 있고, 노모 히데오·구로다 히로키 등 많은 일본 선수가 거쳐 갔다. 현재는 마에다 겐타가 있다. 다만 다저스는 계약금으로 줄 수 있는 게 30만 달러뿐이다.

추신수가 뛰는 텍사스도 주목받는다. 텍사스는 오타니의 질문지에 맨 처음 답장을 보냈다. 뉴욕과 LA보다 세금 부담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컵스는 오타니에게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와 400타석을 보장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투·타 겸업 괴물’ 오타니 쇼헤이

● 출생 : 1994년 7월 5일 일본 이와테현
● 체격 : 1m94㎝, 92㎏
● 데뷔 : 2013년 니혼햄 파이터스
● 올 시즌 성적
- 투수 5경기 3승2패, 평균자책점 3.20
- 타자 65경기 타율 0.332, 8홈런·24타점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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