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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간' 보는 오타니, 양키스·다저스·텍사스...어디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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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기자회견에서 미국 진출 의사를 밝힌 오타니 쇼헤이. [도쿄 AP=연합뉴스]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미국 진출 의사를 밝힌 오타니 쇼헤이. [도쿄 AP=연합뉴스]

일본 프로야구의 '이도류(二刀流·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선수)' 오타니 쇼헤이(23·니혼햄 파이터스)는 내년 어떤 팀에서 뛰게 될까. 메이저리그가 야구만화 속의 괴물 주인공 같은 선수 열풍에 휩싸였다. 그가 지난달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밝히자 30개 구단이 일제히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일부는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고, 일부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입찰에 나섰다.

2일 포스팅 신청 예정, 21일간 협상 후 23일 쯤 결정 #양키스·다저스·텍사스 '유력 후보'...시애틀, 미네소타 등도

 자유계약선수(FA)가 아닌 오타니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미국에 간다. 오타니를 잡으려면 최고액을 적어내야 하는데, 입찰 상한액은 2000만 달러(약 217억원)로 정해져 있다. 협상 기회를 얻으려면 이 액수를 쓸 수밖에 없다.

오타니는 지난달 3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했다. 소속팀 니혼햄은 2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포스팅을 신청할 예정이다. 오타니 측에선 3일부터 21일간 최고액을 쓴 구단과 협상하며, 23일쯤 그가 뛰게 될 구단이 결정될 전망이다.

오타니

오타니

오타니는 지난달 27일 30개 구단에 6개의 질문이 담긴 서한을 보냈다. 대답은 영어와 일본어로 요구했다. '오타니의 투수·타자로서의 능력을 어느 정도로 평가하나' '왜 이 팀에서 행복하게 뛸 수 있는지 설명하라' 등이다. 협상 과정에서 구단들의 대답도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 현지에서는 오타니의 유력 행선지로 뉴욕 양키스·LA 다저스·텍사스 레인저스·시카고 컵스 등을 예상한다. 한결같이 부유한 빅마켓 구단이다. 그 밖에 시애틀·탬파베이·미네소타·신시내티 등이 적극적이다.

내년 우승을 노리는 양키스는 선발투수와 지명타자 자리가 비어 있다. 오타니가 필요하다. 자금력도 우위에 있다. 만 25세 이하인 오타니는 내년에 마이너리그 계약에 준해 연봉(54만5000달러)을 받는다. 따라서 계약금이 중요한데, 구단마다 해외선수 영입 때 쓸 수 있는 돈의 상한액(국제 아마추어 선수 계약금)이 정해져 있다. 양키스는 텍사스(353만5000달러) 다음으로 많은 350만 달러(약 38억원)를 쓸 수 있다.

타자로도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는 오타니. [AP=연합뉴스]

타자로도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는 오타니. [AP=연합뉴스]

 다저스도 배제할 수 없다. 다저스는 이미 5년 전 오타니 영입을 시도했다. 또 지난 8월에는 오타니를 보기 위해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이 직접 일본을 찾았다. '오타니가 연고 도시에 어떻게 문화적으로 잘 적응할 수 있을까'란 질문에도 유리하다. LA에는 '리틀 도쿄'라는 일본인 밀집지역도 있고, 노모 히데오·구로다 히로키 등 많은 일본 선수가 거쳐 갔다. 현재는 마에다 겐타가 있다. 다만 다저스는 계약금으로 줄 수 있는 게 30만 달러뿐이다.

추신수가 뛰는 텍사스도 주목받는다. 텍사스는 오타니의 질문지에 맨 처음 답장을 보냈다. 뉴욕과 LA보다 세금 부담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컵스는 오타니에게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와 400타석을 보장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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