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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욱의 모스다] (39) 겨울, 윈터타이어의 계절? 기록 경신의 계절! (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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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수은주가 섭씨 0도 안팎을 오가며 본격적인 겨울을 알리고 있다. 일부 운전자들은 기존 차량의 타이어를 저온에서도 본래의 마찰력을 유지하는 윈터타이어로 교체하고 나섰다. 안전은 때를 가리지 않고 운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특히, 차량의 모든 움직임이 시작되는 포인트이자 끝나는 포인트인 마찰, 즉 타이어의 접지는 추운 겨울에 더더욱 강조되는 부분이다.

데이터 로거를 활용해 주행 당시 각종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 박상욱 기자

데이터 로거를 활용해 주행 당시 각종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 박상욱 기자

겨울은 평소보다 패이스(Pace)를 낮춰 주행해야 하는 계절임이 분명하나 모터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에겐 기록 단축의 계절이기도 하다. 접지력과 열이 관건인 모터스포츠. 랩타임을 줄이기 위해 공격적인 주행을 이어가더라도 낮은 대기온 덕분에 엔진 또는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뿐 아니라 브레이크 시스템이 과열되는 경우가 현격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랩타임'은 서킷 내의 통제된 환경에서의 랩타임을 의미한다. 굽이진 국도가 놓인 어떤 산기슭이나 쭉 뻗은 고속도로가 펼쳐진 어떤 공항가는 길이 아니라. 이번주 모터스포츠 다이어리, 바로 '모터스포츠인의 겨울나기'다.

[기록 경신의 시작, 집에서]

[사진 F1 홈페이지]

[사진 F1 홈페이지]

겨울이 찾아오면서 각종 모터스포츠 대회가 본격적인 휴지기에 접어들었다. '모터스포츠의 정수' F1도 지난 주말 아부다비 그랑프리를 끝으로 2017년 시즌을 마무리했다. 국가 단위 모터스포츠 가운데 전세계에서 가장 두터운 팬층을 거느리고 있는 독일의 DTM(Deutsche Tourenwagen Masters, 독일 투어링카마스터즈)도 지난달 호켄하임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열리고 있는 프로 및 아마추어 모터스포츠 대회도 마찬가지다.

한 시즌을 마무리하고, 보다 나은 실력으로 다음 시즌을 맞이하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바로, 철저한 '자기 반성'이다. 데이터 로거를 통해 수집된 주행 정보뿐 아니라 촬영된 영상을 보며 개선해야 할 것들을 찾아 나서는 것. 시즌 내내 지속적인 기록 단축에 성공했다고 한들, 기계나 컴퓨터가 아닌 이상 개선할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물론, 서킷에서 자율주행 자동차가 사람과의 운전 대결을 펼치는 모습을 보노라면 아직 기계나 컴퓨터도 개선할 여지가 많아 보이지만 말이다.

데이터 로거를 활용해 주행 당시 각종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 박상욱 기자

데이터 로거를 활용해 주행 당시 각종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 박상욱 기자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白戰不殆)'라고들 한다. 흔히 '지피지기 백전백승'으로 알려졌지만, 본디 이 말은 중국 전국시대의 병법서 '손자'에 나온 '지피지기 백전불태'에서 비롯됐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다. 자신뿐 아니라 상대를 알아야 이기는 것뿐 아니라 지더라도 위태롭지 않다는 것이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다른 이들의 주행 모습을 안방에서도 편히 볼 수 있게 됐다.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막간을 이용해 베스트랩 주행 영상을 볼 수 있을 정도다. 네 번에 걸쳐 월드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쥔 루이스 해밀턴의 주행 영상부터, 자신과 함께 서킷을 누볐던 아마추어 모터스포츠 대회 참가자의 주행 영상까지. 설령, 서로 다른 서킷에서 달리는 모습일지라도, 조타와 가감속 과정을 지켜보며 많은 부분을 보고 배울 수 있다.

프로 모터스포츠의 경우, 유튜브나 자체적인 홈페이지를 통해 고품질의 영상을 제공하곤 한다. 그저 랩타임 단축 등 학습의 목적이 아니더라도 엔터테인먼트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우수한, 정말 '고품질'의 영상 말이다.

[사진 포뮬러원 유튜브 채널]

[사진 포뮬러원 유튜브 채널]

F1은 공식 홈페이지(www.formula1.com)뿐 아니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양한 하이라이트 영상을 제공한다. 가장 대중적이기도 한 만큼, F1 유튜브 공식 채널의 구독자 수는 82만 6000명 가량이다.

[사진 DTM 유튜브 채널]

[사진 DTM 유튜브 채널]

앞서 언급한 DTM은 공식 유튜브 계정(www.youtube.com/user/DTMinternational)을 운영중이다. 현재까지 3300여개의 영상이 업로드되어 있고, 구독자만도 10만 5000여명에 달한다. DTM은 이러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각 경기의 생중계뿐 아니라 각 라운드의 하이라이트 영상, 드라이버별 경기 전체 인캠(차량 실내 촬영 영상), 시즌 종합 하이라이트 영상, 선수들의 각종 인터뷰 영상 등을 제공한다.

[기록 경신의 실현, 서킷에서]

사진 박상욱 기자

사진 박상욱 기자

열심히 분석하고, 시뮬레이터 등을 통해 연습을 했다면 이제 기록을 정말 단축시킬 차례다. 바로 서킷에서 말이다.

강원도 인제군에 위치한 인제스피디움(www.speedium.co.kr)과 전라남도 영암군에 위치한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www.koreacircuit.kr)은 연말연시 기간 회원을 대상으로 '시즌권'을 판매한다. 이른바 '동계시즌'이다.

[사진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 홈페이지]

[사진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 홈페이지]

각 세션(약 20분)당 5만원 가량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시즌권을 구입할 경우 절반 가까운 비용에 주행이 가능하다. 가격이 저렴한 만큼, 이 기간 연습에 나서려는 이들로 동계 시즌권은 금새 동이나곤 한다. 지난달부터 각 서킷의 시즌권 판매가 시작된 가운데, 대부분의 주행권은 이미 판매가 완료된 상태다.

한겨울, 영하의 기온인 서킷이더라도 20분의 1세션 주행을 마치고 나면 온몸에 열이 올라온다. 히터나 각종 열선 장비를 켜지 않더라도 말이다. 조금 바짝 긴장한 사람이라면, 헬멧을 쓴 머리에선 땀이 흐를 정도. 주행을 마치고 차에서 내렸을 때, 뜨거워진 몸과 김이 올라오는 머리로 찬 바람을 맞는 쾌감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을 터. 여기에 기록 경신까지 이뤄낸다면 그 쾌감은 배가 된다.

[사진 인제스피디움 홈페이지]

[사진 인제스피디움 홈페이지]

기록 경신의 시작은 집, 기록 경신의 실현은 서킷이라면, 기록 경신의 '준비 과정'은 어떻게 될까. 이어지는 모터스포츠 다이어리를 통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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