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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킹' 이승엽이 사자굴 떠나며 남긴 마지막 약속

중앙일보

입력

'라이언 킹' 이승엽(41)이 정말로 떠났다. 이승엽이 '사자굴'을 떠나는 심경을 자신의 SNS에 남겼다.

2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라커룸에서 짐을 챙긴 이승엽. [이승엽 인스타그램]

2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라커룸에서 짐을 챙긴 이승엽. [이승엽 인스타그램]

이승엽은 29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짐을 챙기기 위해 오랜만에 삼성라이온즈파크를 방문했다. 짐을 챙기고 자리에 위에 있던 36번 번호판을 기념으로 가지고 왔다. 아마 오래도록 제 방 한 켠에 간직할 것 같다"고 했다. 1995년 삼성에 입단한 이승엽은 아시아 단일 시즌 최다 홈런(56개), 프로야구 통산 최다 홈런(467) 기록을 세워 '국민타자'란 칭호를 얻었다. 2004년 일본에 진출했던 그는 2012년 친정 삼성으로 돌아와 세 차례 우승을 더 차지한 뒤 올시즌을 마지막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승엽은 "참으로 많은 분들과 함께 했다. 힘들 때도 좋을 때도 기쁠 때도 슬플 때도 함께 응원해 주시고 박수쳐 주시고 기뻐해 주시고 슬퍼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정말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저는 그저 제가 좋아하는 야구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했고 즐겁게 경기하며 지낸 것 뿐인데 상상하지도 못할 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승엽은 10월 3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로 치러진 은퇴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트려 팬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이후 그는 방송 해설, 강연, 팬 행사 등에 참여하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챙기지 못했던 가족들과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승엽은 "은퇴 이후 선수 시절 해보지 못한 경험을 하고 있다. 가까이서 팬들을 만나고 인사하고 만날 때마다 오히려 제게 고맙다고 많이들 말씀해주신다. 제가 더 고맙고 더 감사하다"고 했다.

팬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건 역시 그의 진로다. 방송 해설 제안을 고사한 그는 최근 "KBO에서 제안이 온다면 홍보위원으로 나설 계획이 있다"고도 했다. 그는 "앞으로의 제 미래에 대해 많은 분들께서 궁금해 하신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어떤 모습을 보여드리면 좋을까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대신 그는 팬들을 위해 한 가지를 약속했다.

"지금까지 제가 받은 사랑과 관심을 많은 분들에게 돌려드리고 어려운 주변 이웃들을 챙기는 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23년간 성원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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