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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쏭부부의 잼있는 여행] 44 사막으로 스키타러 간다고?

중앙일보

입력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두바이의 아침.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두바이의 아침.

두 달간의 인도 여행을 마치고 다음 여행지인 조지아로 떠나기 위해 두바이를 경유했어요. 인도 뉴델리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오전 6시에 두바이에 도착했어요.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니 사막의 모래 먼지인지 아니면 안개인지 모를 뿌연 구름이 두바이 전체를 뒤덮고 있었어요. 구름을 뚫고 두바이의 랜드마크이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브루즈 칼리파가 높이 솟아 있었죠. ‘두바이다!’

아랍 에미리트 연방(UAE)의 최대 도시 두바이답게 두바이 국제공항은 3개의 터미널로 나뉘어 있어요. 우리 부부가 탄 플라이 두바이(Fly Dubai) 항공은 제 2터미널로 도착했어요. 제 2터미널은 세 터미널 중 유일하게 전철이 다니지 않아서 교통이 불편한 게 단점이에요. 버스를 타고 근처 역에서 내려 전철로 환승하기로 했죠. 두바이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버스카드가 꼭 필요한데, 다행히 공항 내에서 선불 교통카드를 살 수 있었어요.

공항에서 구입한 두바이 교통카드. 버스와 전철을 이용할 수 있다.

공항에서 구입한 두바이 교통카드. 버스와 전철을 이용할 수 있다.

부푼 기대를 안고 공항 밖으로 나가자 ‘헉!!’ 소리가 절로 나오는 무더위가 온몸에 와 닿았어요. 인도를 여행하고 오는 길이지만, 고산지대인 북인도에만 있다 보니 이런 더위는 느껴보지 못했거든요. 단 5분동안 버스를 기다리는데도 온몸이 땀 범벅이 됐죠. 연방 손부채질을 하며 숙소에 도착했는데 여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녹초가 됐어요. 두바이의 살인적인 더위를 느끼고 나니, 낮에 야외활동을 하는 건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죠. 그래서 더위를 피하기로 했고, 두바이의 특별한 피서지인 에미리트 몰(Mall of the Emirates)로 향했어요.

우리의 발이 되어준 두바이 메트로.

우리의 발이 되어준 두바이 메트로.

투어버스 타기도 지치는 두바이의 열기.

투어버스 타기도 지치는 두바이의 열기.

에미레이트 몰 전경.

에미레이트 몰 전경.

에미리트 몰(Mall of the Emirates·MOE)은 두바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쇼핑몰이에요.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실내 스키장 때문인데요, 중동 최초의 실내 스키장인 ‘스키 두바이(Ski Dubai)’가 몰 내부에 있거든요. 처음에는 두바이에서 스키를 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도착해서는 그 크기에 더 놀랐어요. MOE 역에서 내리자 쇼핑몰 뒤에 있는 외계 건물 같은 실내스키장이 눈에 띄었어요. 역에서는 세계 최초 7성급 호텔로 유명한 버즈 알 아랍(Burj Al Arab)도 멀리서나마 볼 수 있어요.

에미레이트 몰에서 보이는 버즈 알아랍 호텔.

에미레이트 몰에서 보이는 버즈 알아랍 호텔.

몰 내부에서 스키장까지 연결통로가 있어서 더위에 노출되지 않고 쉽게 스키장 입구를 찾을 수 있었어요. 스키나 스노보드를 즐기지 않더라도, 펭귄 관람 같은 겨울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어서인지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았어요. 유일한 단점은 가격이 상당하다는 거예요. 슬로프 이용 시 2시간 권이 210디르함(6만2000원), 종일권이 310디르함(9만2000원)이고, 옵션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에요. 그래도 다행히 모든 티켓은 스키복과 장비 대여까지 포함된 비용이라 반소매 반바지를 입고 와도 문제없어요.

에미레이트 몰에서 보이는 버즈 알아랍 호텔.

에미레이트 몰에서 보이는 버즈 알아랍 호텔.

옷을 갈아입고 스키장 내부로 들어가자 갑자기 거대한 냉동창고로 들어온 기분이 들었어요. ‘실내 스키장이 커봐야 얼마나 크겠어?’ 라고 생각하며 별 기대 없이 왔는데, 생각보다 거대한 규모에 깜짝 놀랐어요. 티켓 가격 때문인지 슬로프에 사람도 많이 없고, 눈도 관리가 잘 되어 있어서 여름에 스키나 스노보드를 즐기기에 최적인 스키장인 것 같아요.

스키 두바이 슬로프 풍경.

스키 두바이 슬로프 풍경.

지금까지 주로 따뜻한 나라를 여행해서 겨울 스포츠를 즐길 일이 거의 없었는데 뜻밖에 사막의 나라에서 겨울 스포츠를 즐기니 기분이 새로웠어요. 오랜만에 눈을 보니 한껏 신이 나서 오랜만에 신나게 스노보딩을 즐겼어요. 리프트뿐만 아니라 슬로프 가장자리에는 버튼 리프트(Button Lift)도 있어서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요. 버튼처럼 생긴 동그란 부분을 다리 사이에 끼우고 줄에 의지해 올라가면 되는데 탈 때마다 팔과 다리에 힘이 너무 들어가서 힘들었어요. 그래도 2시간 권을 끊었을 때는 리프트보다 여러 번 탈 수 있으니 버튼 리프트에 도전해보세요.

사막의 스키장에서의 스노보드.

사막의 스키장에서의 스노보드.

버튼리프트를 타고 출발 포인트로 이동하면 된다.

버튼리프트를 타고 출발 포인트로 이동하면 된다.

처음에 종일권과 2시간권 티켓 사이에 고민하다가 가격 때문에 2시간권을 선택했는데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스키장에 들어온 지 한 시간이 지나자 손끝에 감각이 없어지고 입이 얼어서 말도 잘 나오지 않았거든요. 밖은 한 여름이라서 입고 있었던 얇은 반은 반바지 위에, 렌털 스키복 한 겹만 입은 상태이니 그럴 만도 하겠죠? 냉동창고 같은 영하의 추위를 피해 달려간 곳은 슬로프 중간에 있는 카페예요. 다행히 스키장 내부에 따뜻한 음료와 간단한 간식을 파는 카페가 있어서 따뜻하게 몸을 녹일 수 있었어요. 더위를 피하러 스키장에 온 건데 여긴 또 너무 추워서 따뜻한 밖으로 나가고 싶어졌어요.

슬로프 중간에 있는 카페에서 몸을 녹일 수 있다. 사막의 추위라니.

슬로프 중간에 있는 카페에서 몸을 녹일 수 있다. 사막의 추위라니.

뼛속까지 시원했던 특별한 피서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어찌나 따뜻하던지. 경유지인 두바이 여행을 마치고 목적지였던 조지아로 향했어요. 다음엔 코카서스 산맥의 아름다움을 전해 드릴게요.

두바이에서 완벽한 피서 여행을 즐긴 잼쏭부부.

두바이에서 완벽한 피서 여행을 즐긴 잼쏭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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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양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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