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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 피해’ 일본 미야기현에도 올레길 생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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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일본 미야기올레 코스후보인 오사키시 나루코협곡을 탐방객들이 걷고 있다. [사진 제주올레]

일본 미야기올레 코스후보인 오사키시 나루코협곡을 탐방객들이 걷고 있다. [사진 제주올레]

제주올레가 일본 규슈, 몽골에 이어 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인 미야기현(宮城県)에도 전파된다.

제주올레, 내년 2~3개 코스 조성 #“상처 어루만지는 치유의 길 기대”

㈔제주올레는 28일 “제주올레 측과 미야기현 관계자들이 최근 제주올레 여행자센터에서 ‘미야기올레’ 조성을 위한 협약식을 맺고 본격적인 올레길 조성에 나섰다”고 밝혔다.

㈔제주올레가 해외 세 번째 자매의 길을 내는 미야기현은 도쿄에서 동북쪽으로 약 300여㎞ 떨어져 있는 곳이다. 센다이시(仙台市)가 주도시로 인천~센다이 노선 항공편이 매일 운항되는 일본 동북지방의 관문이기도 하다.

이곳은 2011년 일본 대지진 당시 큰 피해를 입었지만 일본의 3대 절경으로 꼽히는 마쓰시마(松島) 해안 등 유명 관광지가 많다. 또 알칼리 온천수로 ‘미인 온천’이라 불리는 나루코 온천, 천연 식물과 리아스식 해안으로 유명한 산리쿠(三陸) 국립공원 등에도 관광객이 몰린다.

최근 제주에서 미야기올레 조성 협정을 맺은 미야기현 무라이 요시히로 지사와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사진 제주올레]

최근 제주에서 미야기올레 조성 협정을 맺은 미야기현 무라이 요시히로 지사와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사진 제주올레]

㈔제주올레 측은 현지실사 후 내년 중 2~3개 코스를 개장할 계획이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상처받은 지역 공동체 회복을 위해 올레길을 내고 싶다”는 일본 미야기현의 제안을 ㈔제주올레가 받아들인 것이다. 미야기현은 올레길이 지친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치유의 힘과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 등을 주목했다.

미야기현은 2016년 4월 제주를 처음 방문해 ㈔제주올레와 논의를 시작한 이후 여러 차례 제주를 방문해 미야기올레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지난 3일~4일 제주에서 열린 ‘2017 올레 걷기축제’ 때는 국내 올레꾼을 대상으로 미야기현의 관광 자원을 홍보하기도 했다. 해외 첫 자매의 길인 일본 규슈 올레의 성공도 미야기현의 도전에 힘을 실어줬다. ‘규슈올레’는 2012년 2월 개장 후 19개 코스가 운영되며 총 33만명의 탐방객이 올레길을 체험했다.

제주올레의 글로벌 프로젝트인 ‘자매의 길’은 해외에 올레 브랜드를 확장해 만드는 도보 여행길이다. ㈔제주올레가 코스 개발과 자문부터 운영 방침과 철학까지 공유해 ‘올레’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한다. 올해 6월 문을 연 ‘몽골올레’도 제주올레와 동일한 시스템으로 2개 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미야기현 무라이 요시히로(村井嘉浩) 지사는 “제주올레의 정신과 노하우를 전수 받아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올레는 소통하고 교류하고 치유하는 길”이라며 “미야기현을 포함해 세계 어느 곳이든 올레의 방향과 철학과 맞닿아 있다면 길은 얼마든지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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