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석유 시설 알카에다 공격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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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테러집단 알카에다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최대 석유생산시설을 공격했다. 그러나 타격은 크지 않았다. 알카에다가 중동의 산유시설도 테러 대상으로 삼는다는 사실이 입증됨으로써 국제유가는 더욱 불안정해질 전망이다.

알카에다는 25일(현지시간) 전날 발생한 사우디의 압카이크 산유시설에 대한 자살 폭탄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며, 앞으로 추가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알카에다는 아라비아 반도 지부 이름의 인터넷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은 석유시설을 겨냥하라는 빈 라덴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명은 "우리는 계획대로 공격에 성공했다"며 "우리 영토가 해방되지 않는 한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구 언론들은 "이번 공격은 2004년 12월 사우디 내무장관 공격 이후 사우디 내에서 벌어진 가장 주요한 테러"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사우디 보안당국은 "테러범들이 두 대의 차량에 폭탄을 싣고 돌진해 왔지만, 정문 1.5km 지점에서 보안군이 저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 대의 차량은 그 자리에서 폭발했으며, 산유시설 일부가 약간 부서졌지만 곧 복구됐다고 덧붙였다. 이 공격으로 최소한 두 명의 테러범과 두 명의 경비원이 숨졌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2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날보다 배럴 당 2.37달러나 오른 62.91달러에 거래가 마감됐다.

한편 나이지리아 고등법원은 24일 현지에서 석유를 생산하는 영국계 기업 로열 더치 셸에 대해 15억 달러(약 1조5000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남부 니제르델타주에서 사업을 하면서 환경을 크게 오염시켰다는 것이다. 셸은 이 판결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셸은 현지 반군들의 공격으로 이미 산유량을 상당량 줄였는데, 이것도 최근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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