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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골 은폐’ 논란 김현태 “가족들 힘들게 할 것 같아서”

중앙일보

입력

김현태 전 부본부장. [연합뉴스]

김현태 전 부본부장. [연합뉴스]

세월호 선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유골이 발견됐으나 이를 알리지 않았다는 의혹이 나와 파문이 확산한 가운데, 김현태 전 세월호현장수습본부 부본부장은 "가족들이 너무 힘들 것 같아서 그렇게 판단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전 부본부장은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위 의원과 김 전 부본부장의 질문과 답변 전문이다.

위성곤: 김현태 부본부장님께서는 11월 17일 대외협력과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는데, 어떤 보고를 받았나?

김현태: 11시 30분쯤 진흙 세척장에서 뼈 1점을 발견했다고 보고를 받았다.

위성곤: 보고받고 과장에게는 뭐라고 얘기했나?

김현태: (하아...) 잠깐 기다려보자고 얘기했다. 생각 좀 해보자고.

위성곤: 그리고 다시 대외협력과장에게 언제쯤 얘기를 전달했나?

김현태: 솔직히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몇 시간 내에 '내가 장례가 끝난 이후에 가족들에게 알릴 터이니 다른 분들에게는 말씀하시지 말라'고 답변했다.

위성곤: 과장은 뭐라고 했나?

김현태: 알겠다고 했다.

위성곤: 그렇게 판단한 근거는 뭔가?

김현태: 장례식 전일 날 저는 가족분들이 떠나시기 전에 마음이라도 조금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현장 관리자로서 도리라고 생각했다. (장례식) 전날 뼈가 나오다 보니 이것을 통상대로 알려드릴까 아니면 내가 책임을 지고 장례 끝난 후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말씀을 드릴까 고민을 하다가 마지막 날까지 그분들 힘들게 해서는 안 된다는 쪽으로 생각을 정리했다. 그래서 말씀을 못 했다. 안 했다.

위성곤: 그 판단은 부단장 몫이 아니다. 장관 몫이다. 장관에게 정확한 사실을 보고하고 일상적으로 진행되는 보도자료 보고형태를 넘는 행위를 하면 그것에 대한 판단은 최고책임자에게 여쭙고 맡겨야 하는 것이다.

장례 전날 유골이 나왔다는 사실을 알리면, 유족들이 힘들어 할 것 같아 이를 알리지 않았다는 게 김 전 부본부장의 설명이다.

세월호 유골 은폐 논란이 나오자 조은화·허다윤 양의 가족들도 23일 "'작은 뼈'가 나올 때마다 알리지 말아 달라고 김현태 본부장에게 부탁한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해수부는 '은폐 의혹' 논란과 관련해 책임을 물어 김 전 부본부장과 이철조 세월호 후속대책추진단장을 보직 해임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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