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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날 위에 선 김영춘...국회 농해수위 출석, 여야 십자포화

중앙일보

입력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24일 국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참석해 세월호 유해 수습 누락관련 현안보고를 했다. 김 장관이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강정현 기자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24일 국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참석해 세월호 유해 수습 누락관련 현안보고를 했다. 김 장관이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강정현 기자

 세월호 유골 보고 은폐 의혹을 놓고 여야의 십자포화가 쏟아졌다. 2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의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현안보고에서다. 야당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책임질 것을 요구했고 여당은 실무진의 판단 착오를 추궁했다.

 권석창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 장관에게 “세월호 유해 발견 은폐 사건의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김 장관은 “현장책임자가 자의적인 판단과 인간적인 정리에 이끌려 지켜야 될 의무를 어기고 함부로 판단해 국민적 의혹을 불러일으킨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장관이 문제를 파악하는 방식부터 문제다. 17일에 일어났는데 누락한 건 실무자 책임으로 치더라도 20일 이후에 장관은 뭘 했나. 그런 보고를 받으면 청와대 보고하고 유가족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그런 게 관리 능력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들을 장관이 책임질 거냐”고 물었다. 사퇴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이에 김 장관은 “책임있는 공무원들에게 문책 조치를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정리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책임문제를 실무자에게만 물으면 되냐”고 하자 김 장관은 “다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만드는 게 제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제가 또 다른 책임을 져야 된다면 그때 가서 다시 판단하겠다”고 했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참담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 의원은 “이번 사건은 세월호 유골 발견 은폐 사건이 아니라 발견 늑장 보고 사건”이라고 규정한 뒤 “(세월호 참사 때) 우리 아이들은 바로 늑장 대응 때문에 희생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김현태 세월호 후속대책추진부단장에게 장례식 이후 알리자고 말한 판단의 근거를 물었다. 김 부단장은 “유가족 분들이 너무 힘들어할 것 같아서 그렇게 판단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지금까지 세월호에서 미수습자 4분, 유골 146점을 발견했다. 그 중에 유골 발견 즉시 언론에 알리지 않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 부단장은 “뼈가 발견됐다고 말씀드릴 생각도 했었지만 현장 관리자로서 장례식 전날 몇 시간만이라도 유가족분들이 마음을 정리할 시간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사회적 참사 특별법이 통과된 사실을 언급하며 “법 통과로 세월호 특조위가 새로 출범하게 됐는데 그러면 뭐하나. 해수부가 이런 식으로 한다면 특조위가 무슨 효과가 있겠냐”고 꼬집었다. 황 의원은 “많은 국민들이 정권이 바뀌고 장관이 새로 왔지만 그 전과 달라진 것이 뭐냐고 묻고 있다”며 “큰 사건은 전 정부에서 터졌지만 수습해가는 과정에서의 정직성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이날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는 내내 무거운 표정으로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드린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김 장관은 “현장에서 비공개하자고 했던 결정이 결코 일을 빨리 털어버리기 위한 것은 아니다”며 “장례식을 2주일 정도 연기한다고 해서 구차적 얻을 수 있는 실익은 없었기 때문”이라고 소명했다. 또 “발견된 유해가 객실구역에서 이전에 수습된 세 분 중 한분의 유해일 것으로 추정해 미수습자 장례식이 끝난 이후 보고 및 전파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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