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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t 탱크가 바로 강물로…K-2 전차 잠수도하 훈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1일 경기도 여주시 남한강에서 실시된 도하훈련에서 육군 7군단 예하 20기계화보병사단 K2 흑표전차가 연막이 친 상태에서 잠수도하를 통해 강을 건너고 있다. [사진 육군]

21일 경기도 여주시 남한강에서 실시된 도하훈련에서 육군 7군단 예하 20기계화보병사단 K2 흑표전차가 연막이 친 상태에서 잠수도하를 통해 강을 건너고 있다. [사진 육군]

육군 7군단 예하 20기계화보병사단은 21일 경기도 여주시 연양리 일대 남한강에서 잠수 도하(渡河)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이 훈련에는 국산 K2 전차 7대와 K200 장갑차 11대 등 기계화 전투장비가 참가했다.

보통 기계화 전투장비가 강을 건너려면 공병의 도움을 받아 부교(뜨는 다리)를 설치한 뒤 건너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이날은 기계화부대만의 능력으로 도하해 중요거점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독자적인 공격작전 수행능력을 선보였다.

훈련은 이렇게 이뤄졌다. 시작을 알리는 지휘관의 명령이 떨어지자 강 건너편 적군을 속이기 위해 연막탄이 발사됐다. 연기가 자욱한 가운데 55t 무게의 K2 전차가 차례차례 거침없이 수심 2m 이상의 남한강으로 들어갔다. 전차의 지휘관인 전차장 해치(출입구) 위로 긴 파이프 모양의 통기장치인 스노클이 연결됐다. 스노클을 통해 외부 공기가 전차 안으로 들어가며, 전차장이 스노클 위로 올라가 주변을 살피며 지휘를 할 수 있다. K2 전차는 4m 깊이 강이라면 그대로 건널 수 있다고 한다.

K2 전차는 수면 위로 스노클만 드러내고 몸체는 완전히 물속으로 들어간 채 강을 건널 수 있다. [사진 육군]

K2 전차는 수면 위로 스노클만 드러내고 몸체는 완전히 물속으로 들어간 채 강을 건널 수 있다. [사진 육군]

전차의 뒤를 이어 K200 장갑차가 자체 부력장치를 이용해 도하했다. 잠시 후 아군의 전차와 장갑차는 무사히 남한강을 건너가 목표지역을 확보했다. 박성호 전차대대장(중령)은 “유사시 가장 신속하게 적진을 돌파하여 적 주력을 완전히 격멸하겠다”고 말했다.

7군단은 육군의 군단 중 유일하게 수도기계화보병사단과 20기계화보병사단 등 기계화부대만으로 이뤄진 기동군단이다. 유사시 육군의 다른 부대는 북한군을 방어하지만 7군단만은 북한 깊숙이 진입하는 게 목표다. 최신 기계화 전투장비가 가장 먼저 배치받는 부대인 이유다.

K200 장갑차가 부력을 이용해 도하하고 있다. [사진 육군]

K200 장갑차가 부력을 이용해 도하하고 있다. [사진 육군]

‘흑표’라는 별명을 가진 K2 전차는 국산 최신 전차다. K2의 120㎜ 주포는 주변 국가의 주력 전차들을 격파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지난 17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2차 양산 사업 연기가 결정됐다. 2차 양산분 100대엔 전차의 심장에 해당하는 파워팩(엔진과 변속기)을 국산으로 달기로 했는데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1차 양산분 100대 이외 추가 배치는 계속 미뤄지고 있는 상태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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