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칼, 이번엔…"고문들 회사 떠나라" 창업자 동생도 구조조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8면

"고문들은 모두 회사를 떠나주세요."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한 일본의 소니가 22일 임원 출신들을 고문으로 모시던 제도를 다음 달 말 폐지한다. 이에 따라 현재 45명의 고문 전원이 소니를 떠나게 된다. 단, 이데이 노부유키(出井伸之.68) 전 회장에 대해선 니혼게이단렌(日本經團連)의 부회장 임기가 끝나는 내년 5월까지 예외적으로 고문직을 인정키로 했다.

다음 달에 물러나는 고문 중에는 소니의 공동창업자인 고 모리타 아키오(盛田昭夫)의 동생으로 1992년까지 부사장을 맡았던 모리타 마사아키(盛田正明.78), 안도 구니오(安藤國威.64) 전 사장 등 거물급 '소니 OB'가 망라돼 있다. 또 '준창업자'로 불리며 소니의 성장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으로 평가되는 오가 노리오(大賀典雄.76) 명예회장도 상담역으로 물러난다.

6월 창립 60주년을 맞는 소니가 60년대부터 유지해 온 고문 제도를 없애기로 한 것은 성역 없는 구조조정을 하기 위해서다. 전자부문의 재건을 위해 그룹 내 모든 종업원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마당에 "윗사람들만 호의호식하고 있다"는 사내외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

소니의 고문직은 명예직으로 1000만엔 안팎의 연봉을 받고 있지만 경영진에게 조언하는 것 이외에는 뚜렷한 역할이 없다. 고문제 폐지는 지난해 취임한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이 강력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소니는 지난해 9월 3년간 직원 1만명을 감원하고, 세계 각국에 있는 생산거점 11개를 폐쇄하는 것을 골자로 한 경영혁신 계획을 발표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