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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행 화물차 잇단 '테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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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화물연대 운송거부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운송에 나선 화물차가 잇따라 습격을 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8일 오후 11시30분쯤 서울 강남구 세곡동 ㈜천마레미콘 주차장에서 강원도 영월에서 시멘트를 싣고 온 25t 벌크시멘트 운송 트럭(BCT)이 괴한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운전자 李모(33)씨에 따르면 컴프레서에 공기를 주입하기 위해 차를 정차하던 중 빨간 복면을 한 남자 3명이 나타나 쇠파이프로 앞과 옆 유리창을 내리쳐 깨뜨렸다. 이들은 항의하는 李씨의 얼굴에 분말소화기를 뿌리고 달아났다.

직전인 오후 10시쯤에는 경기도 성남시 가현동 도로를 달리던 화물차 석대가 날아온 이물질에 맞아 앞 유리창이 잇따라 깨졌다.

화물차 습격은 특히 부산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29일 오전 9시30분쯤 부산시 남구 용당동 신선대 부두 안에 주차된 컨테이너 차량 5대의 엔진에 누군가 설탕을 뿌려놓은 것이 발견됐다. 오전 3시30분쯤에는 금정구 노포동 지하철기지창 후문 입구에 주차된 25t 화물차의 앞 유리가 돌에 맞아 깨졌다. 비슷한 시간 노포동 6.25 참전용사 기념비 뒤에 주차돼 있던 컨테이너 트레일러는 타이어 8개가 펑크났다.

28일 새벽에는 남구 우암동 우암역 앞 도로에서 운행 중인 트럭 두대가 날아든 돌멩이에 앞 유리가 깨졌다. 또 사상구 학장동 모 공업사 주차장에 있던 화물트럭 석대가 앞 유리와 옆 거울이 부서진 채 발견됐고, 해운대구 현대아파트 고가도로 밑에서는 트럭의 냉각수통에 방화로 보이는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경찰은 상당수가 화물연대 회원들의 소행일 것으로 보고 29일 오후 10시부터 전국에서 운송방해 행위 일제 단속에 나섰다.

경찰은 29일까지 전국에서 모두 79건의 운송방해가 발생했으며, 이와 관련해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화물연대 지도부 16명 중 처음으로 김해지부장 염모(33.경남 김해시)씨를 검거하는 등 33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중 트레일러에 돌을 던져 유리창을 깬 혐의(재물손괴)로 화물연대 부산지부 소속 朴모(39)씨 등 5명을 이날 구속했다.

이에 앞서 지난 28일 포항지역 7개 운송회사는 화물연대 포항지부 金모(45)지부장 직무대행과 대의원.회원 등 26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업체들은 고소장에서 "이들이 지난 20일부터 집단 운송거부를 주도, 수십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윤창희.이철재 기자, 포항=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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