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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활비 유용 안 했다”는 홍준표, 2년전엔 “집사람에게 줬다”

중앙일보

입력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국회로까지 불똥이 튀는 가운데, 18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과거 원내대표 시절 국회 특수활동비 사용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이날 오전 현근택 민주당 부대변인이 "(홍준표 대표가) 한나라당 원내대표 시절 특수활동비를 부인에게 생활비로 줬다고 고백한 것을 기억한다"며 "조용히 1억원 뇌물수수 협의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나 기다리라"고 비판한 데 대해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쳐]

홍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문제가 되니 (민주당이) 국회 원내대표 시절(2008년) 특수활동비에 대해 시비걸고 있다”며 “매달 4000만원 정도 되는 특수활동비를 정책위의장에게 정책 개발비로 1500만원, 원내 행정국에 700만원, 원내수석 및 부대표 10명에게 격월로 각 100만원씩 지급했다. 그리고 야당 원내대표에게도 국회운영비용으로 매월 보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늘 급여로 정치비용을 대던 국회의원들과 기자들 식사비용을 원내활동비로 대치할 수 있었기 때문에 급여에서 쓰지 않아도 되는 돈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줬다는 것이지 유용했다는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그 당시 (다른 내용을) 거두절미하고 내가 마치 국회 특수활동비를 유용한 듯 보도했고 좌파들이 창원지검에 고발해 고발각하 처분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대표의 2년 6개월 전 해명은 다르다. 홍 대표는 2015년 5월 성완종 리스트 검찰 수사 당시, 2011년 한나라당 경선 기탁금 1억2000만원의 출처가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준 1억원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기자회견을 열어 “2008년 여당 원내대표를 할 때 매달 '국회 대책비'로 나온 4000만~5000만원씩을 전부 현금화해 국회 대책비로 쓰고 남은 돈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주곤 했다. 이전에 변호사 활동 당시 모은 돈을 포함해 집사람이 그 돈들을 모아 비자금으로 만들어 그중에서 1억2000만원을 내준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쳐]

'성완종 1억원 수수'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과정에서 특수활동비를 거론하며 그중 일부를 아내에게 생활비로 주었다고 토로했던 것이다. 당시에도 "대책비 일부를 아내에게 주었다"는 발언이 논란을 빚자 홍 대표는 "국회대책비중에는 직책수당 성격의 돈이 있다. 그걸 집사람에게 주었다는 것이지, 사적 용도로 사용한 건 아니다"라고 추가 해명을 하기도 했다.

한편 홍 대표는 19일엔 페이스북에 "내친 김에 오늘은 대법원에 계류 중인 성완종 연루 사건에 대해 해명하고자 한다"고 썼다. 그는 "내 사건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유언·육성·녹취록·메모에 모두 증거능력이 있다고 하고 검찰이 제출한 증거를 모두 받아들여도, (2심 재판부가) 내가 그 돈을 받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법률심인 대법원에서는 판단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사람이 좌지우지하는 대법원은 아니다"라면서 "대한민국 대법원을 믿는다"고도 적었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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