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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인척 매뉴얼] 해삼은 땅바닥에 던져야 진가를 안다고?

중앙일보

입력

제철 식재료를 사러 마트 진열대 앞에 섰지만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몰라 대충 고른 적 있나요. 남들이 사길래 따라 사온 식재료를 어떻게 조리할지 몰라 난감했던 적은요. 검색해도 도통 무슨 소린지 몰랐던 적은 혹시 없나요. 걱정하지 마세요. ‘셰프인척 매뉴얼’이 그런 고민을 전부 해결해 드립니다. 셰프처럼 척척 신선한 식재료 고르는 법부터 손질·보관법 그리고 특별한 레시피까지 모두 공개합니다.

'바다의 인삼' 이름처럼 사포닌 풍부 #표면 돌기 많을수록 맛 좋아 #볶기 전 데치면 풍미 진해져

신선한 해삼은 바닥에 던졌을 때 공처럼 튀어오른다.

신선한 해삼은 바닥에 던졌을 때 공처럼 튀어오른다.

바다의 인삼. 이름 그대로 바로 해삼(海蔘) 얘기다. 울퉁불퉁 못생긴 겉모양과 달리 영양은 풍부하다. 인삼에 많이 들어있는 사포닌이 풍부해 기력 회복에 좋다. 칼슘과 철분도 많이 들어있다. 해삼을 즐겨 먹는 중국에선 스테미너식으로 알려져 있다. 오죽하면 남자에겐 해삼, 여자에센 전복이 좋단 뜻의 남삼여포(男蔘女鮑)라는 말이 있을까. 게다가 열량은 100g당 25kcal 정도로 낮은 저열량 식품이다. 살찔 걱정 없이 영양 듬뿍인 몸에 좋은 해삼, 요즘은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해삼은 날씨가 추워질수록 활발하게 움직이는데다 살도 통통하게 오르기 때문이다. 더 플라자 중식당 '도원'을 총괄하는 20년 경력의 츄셩뤄(曲聖樂) 수석셰프가 해삼 고르는 법부터 손질법, 풍미가 진한 팔보채 만드는 법을 알려줬다.

더 플라자 도원의 츄성뤄 수석 셰프.

더 플라자 도원의 츄성뤄 수석 셰프.

고르기-울퉁불퉁하고 못생긴 걸로

해삼은 못생길수록 좋다. 표면이 매끈한 것 보단 돌기가 많이 돋아 울퉁불퉁 한 것을 골라야 한다. 돌기에 영양과 맛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힘없이 늘어진 것은 피한다. 잡은 지 시간이 많이 지나 해삼 몸에서 물이 빠져나간 거라고 보면 된다.

해삼은 돌기가 선명하고 많을수록 맛있다. 대신 힘없이 늘어진 해삼은 오래된 것이다.

해삼은 돌기가 선명하고 많을수록 맛있다. 대신 힘없이 늘어진 해삼은 오래된 것이다.

손으로 만졌을 땐 덜 미끄러울수록 신선한 것이다. 해삼은 바닥에 던지면 몸을 동그랗게 부풀리는데 실제 공처럼 통통 튀어오른다. 츄성뤄 셰프는 "중국에선 해삼이 튀어오르는 것을 해삼이 춤춘다고 표현하는데 춤을 잘 출수록, 즉 잘 튀어오를수록 신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선한 해삼은 바닥에 던졌을 때 공처럼 튀어오른다. 중국에선 이를 "해삼이 춤춘다"고 표현한다. 춤을 잘 춰야 신선한 해삼이다.

신선한 해삼은 바닥에 던졌을 때 공처럼 튀어오른다. 중국에선 이를 "해삼이 춤춘다"고 표현한다. 춤을 잘 춰야 신선한 해삼이다.

만약 기분 나쁜 냄새가 난다면 상했을 수 있다. 해삼은 오래되면 내장이 부패해 특유의 비린 향이 강해진다.

손질하기-회는 편썰고 요리엔 세로 썰기

해삼은 뒤집어 배를 가른 후 내장을 빼낸다.

해삼은 뒤집어 배를 가른 후 내장을 빼낸다.

주황색 내장을 손으로 긁어낸 후 흐르는 물에 씻어 준비한다.

주황색 내장을 손으로 긁어낸 후 흐르는 물에 씻어 준비한다.

해삼은 내장부터 제거한다. 몸통을 뒤집어 칼로 배 가운데를 가른다. 그리고 사이를 벌리면 주황색 내장이 보이는데 손으로 긁어낸 후 흐르는 물에서 씻어준다. 그래야 비린 냄새가 나지 않는다. 다음은 몸통의 양쪽 끝 부분을 조금씩 잘라낸다. 해삼은 위협을 느끼면 몸속의 내장이나 이물질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데 통로가 바로 이 몸통의 끝쪽이기 때문이다.

해삼을 회로 먹을 땐 면적이 넓게 편썰어야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해삼을 회로 먹을 땐 면적이 넓게 편썰어야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다음은 먹기 좋게 자를 차례다. 해삼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이다. 이 식감을 제대로 느끼려면 칼을 비스듬히 잡고 대각선으로 편썰기를 한다. 가로로 뭉텅뭉텅 써는 것보다 이렇게 하면 해삼의 단면이 넓어져 식감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회로 먹을 땐 꼭 편썰기를 하는 게 좋다. 다만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미끌거리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요리에 넣을 땐 돌돌 말리지 않게 가로가 아니라 세로로 써는 게 좋다.

요리에 넣을 땐 돌돌 말리지 않게 가로가 아니라 세로로 써는 게 좋다.

요리에 사용할 땐 세로로 길게 써는 게 좋다. 세로 아닌 가로로 썰면 동그랗게 말리기 때문이다. 

해삼 팔보채 만들기

고추기름에 해산물과 채소를 볶아낸 팔보채는 집에서도 만들 수 있는 요리다.

고추기름에 해산물과 채소를 볶아낸 팔보채는 집에서도 만들 수 있는 요리다.

팔보채는 중식당에서만 먹을 수 있는 만들기 어려운 요리같지만 사실 집에서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의외로 조리법이 간단하다.
고추기름을 두른 팬에 해산물과 채소를 볶아내면 된다. 재료(2인분 기준)는 해산물과 채소다. 해삼(70g)·새우(30g)·오징어(40g)·가리비살(30g) 등의 해산물과 표고버섯·파프리카·아스파라거스·새송이버섯(20g씩) 등 채소를 먹기 좋게 잘라서 준비한다. 해산물이나 채소는 원하는 것을 넣어도 상관없다. 중식에서는 주로 해삼을 찐 후 말려 풍미가 진한 건해삼을 사용하지만 마트에서 파는 일반 해삼을 사용해도 된다. 해삼 특유의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을 즐길 수 있어 좋다. 대신 면적이 넓게 편썰어야 특유의 식감을 살릴 수 있다.

해산물과 채소는 볶기 전에 뜨거운 물에 넣어 살짝 데쳐내는 게 좋다.

해산물과 채소는 볶기 전에 뜨거운 물에 넣어 살짝 데쳐내는 게 좋다.

다음은 순서대로 넣고 볶으면 된다. 여기서 셰프가 알려준 팁 두 가지가 있다. 먼저 해산물과 채소를 기름에 볶기 전에 뜨거운 물에 넣어 살짝 데쳐내는 것이다. 해산물은 3초, 채소는 5~6초 정도 넣었다 건져낸다. 이렇게 하면 재료가 머금은 수분을 빼 식재료 특유의 풍미가 진해지고 식재료의 온도가 올라가 볶을 때 온도 전달이 빨리된다. 두번째 팁은 기름이다. 아무리 오래된 팬이라도 기름만 있으면 식재료가 눌러붙지 않고 미끄러지게 만들 수 있다. 불 위에 팬을 올려 달군 후 식용유를 붓고 팬을 돌려가며 골고루 기름을 묻힌다. 기름으로 코팅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아무리 팬 상태가 좀 나빠도 웬만하면 식재료가 눌러붙지 않는다. 이때 사용한 기름은 버린다.

기름으로 코팅한 팬에 고추기름과 해산물, 채소를 넣어 볶는다.

기름으로 코팅한 팬에 고추기름과 해산물, 채소를 넣어 볶는다.

이제 본격적으로 요리를 할 차례. 팬에 고추기름(20g), 간장(10g), 닭육수(100g), 굴소스(8g), 해산물, 채소를 순서대로 넣어가며 계속 볶아준다. 감자전분(20g)을 넣어 농도를 조절하고 마지막으로 참기름(7g)을 뿌려 완성한다.

해삼을 넣은 팔보채. 해산물과 채소가 풍성하게 들어있다.

해삼을 넣은 팔보채. 해산물과 채소가 풍성하게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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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사진·동영상=송현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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