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과 신발에도 건전지가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2면

배터리가 장착된 신발.면도기.옷…. 배터리나 충전지와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제품에 이들이 달려나오고 있다. 좀 더 정교하고 편안하게 살려는 현대인의 심리를 파고든 상품이다. 차별화한 제품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겠다는 계산도 있다.

아디다스의 인공지능 신발 '아디다스 1'은 신발 밑창 안에 마이크로 프로세서와 센서.모터 등이 숨겨져 있다. 이 신발을 신고 달리면 센서가 압력을 측정해 마이크로 프로세서에 전달한다. 초당 500만번 계산할 수 있는 마이크로 프로세서는 사용자의 무게, 도로 상태 등을 종합해 최적의 쿠션을 찾아낸다. 그러면 모터가 쿠션을 조절한다. 보통 걸음으로 걸을 땐 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 소형 배터리는 100시간 사용할 수 있다.

질레트는 건전지로 작동하는 미세진동 습식 면도기 'M3파워'를 선보였다. 면도 거품을 바른 뒤 사용하는 습식 면도기는 전기면도기에 비해 피부가 덜 손상되고 말끔하게 깎을 수 있다. 매일 면도해야 하는 사람 중 면도 후의 상쾌함 때문에 습식 면도기를 고집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습식면도기는 면도 날이 피부에 닿기 때문에 약간 불편하다. 그래서 질레트는 내장 모터가 움직이면서 부르르 떨리는 습식 면도기를 만들었다. 마사지를 받는 느낌이 들고 여러 방향으로 난 수염을 한 방향으로 일으켜 세워 깔끔한 면도가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배터리로 작동하는 옷도 나왔다. 벤처기업 유니플라텍은 전기를 이용해 열을 내는 섬유로 만든 점퍼를 개발했다. 휴대전화 배터리 절반 크기의 배터리가 전기를 흘려보내면 섬유가 열을 내는 방식이다. 열의 세기를 조절할 수 있고, 4~8시간 난방이 가능하다. 유아용품 업체 해피랜드(www.happyland.co.kr)는 야광 유모차 '미쉘'을 출시했다. 유모차를 밀면 바퀴 부분에 달린 전구가 빛을 내 컴컴해도 안심하고 유모차를 밀고 다닐 수 있다. 빛이 번쩍이면 아이들이 신기해한다. 바퀴 안에 든 건전지는 하루 1시간 정도 운행할 경우 6개월가량 쓸 수 있다.

한편, 다리 부분에 MP3 플레이어가 달린 선글라스도 출시됐다. 선글라스 제조사인 오클리는 지난 12일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30~60곡 정도의 MP3 파일을 저장할 수 있고 한번 충전해 6시간 가량 음악을 즐길 수 있는 MP3 플레이어가 달린 선글라스를 선보였다.

이철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