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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아베, “한·중·일 정상회의 조기 개최” 합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1일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조기에 개최하는 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고 일본 언론이 12일 일제히 전했다.
두 정상은 이날 베트남 다낭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회담에서 중·일 관계 개선 방침을 확인하면서 이같이 합의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베트남을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왼쪽) 일본 총리가 11일 오후 회담에 앞서 악수 하고 있다.[다낭 교도=연합뉴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베트남을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왼쪽) 일본 총리가 11일 오후 회담에 앞서 악수 하고 있다.[다낭 교도=연합뉴스]

한·중·일 정상회의는 2015년 11월 서울에서 개최된 이후 열리지 않고 있으며, 차기 의장국인 일본은 그동안 연내 개최를 추진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12월 방중에 합의한 만큼 3국 정상회의는 그 이후에 열릴 가능성이 있다.
3국 정상회의의 중국 참석자는 리커창(李克强) 총리다. 아베 총리는 13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때 리 총리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문 대통령 12월 방중 후 열릴 가능성 #시·아베, 상호 방문 등 관계개선 추진 #시진핑 “중일 관계 새 출발되는 회담” #아베와 6번째 회담서 처음 미소 지어 #영토ㆍ역사인식 문제 등 변수도 적잖아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내년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을 맞아 관계 개선을 힘차게 추진하고 싶다”며 두 정상의 상호 방문을 제안했다.
시 주석은 이에 “관계 개선의 프로세스로서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면서도 “고위급의 왕래를 중시한다. 이번 회담은 중·일 관계의 새로운 출발이 되는 회담이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중국의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대한 협력을 염두에 두고 “제3국에서 중·일 양국이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싶다”는 의향을 전달했다. 시 주석은 이에 “일대일로의 틀 안에서 가능한 한 빨리 협력을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의 일대일로 협력 의향 등 중국 중시 배경에는 양국 관계 개선을 경제의 기폭제로 삼으려는 뜻이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분석했다. 실제 일본 기업은 중국의 일대일로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두 정상은 또 중국군과 자위대의 우발적인 충돌을 피하기 위한  ‘해·공 연락 메커니즘’의 조기 운용을 둘러싼 협의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두 정상은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선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긴밀히 연대해 나간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러나 접근법을 둘러싸고는 온도 차를 보였다. 아베 총리는 “북한에 압력을 최대한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지만, 중국은 대화 중시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이번 회담이 본격적인 중·일 관계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사 문제나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 때문이다.
아사히신문은 시 주석의 일본에 대한 불신감은 여전히 강하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이날 일본의 역사 인식 문제와 대만 문제를 거론하면서 “건설적인 방법으로 대립을 컨트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동중국해의 안정 없이는 중·일 관계의 진정한 개선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 중·일 정상회담은 지난 7월 이래 여섯 번째며, 시진핑 2기 집권과 아베 4차 내각 출범 후로는 첫 번째다.
시 주석은 이날 회담 전 아베 총리와 악수를 하면서 미소를 지어 시선을 끌었다. 시 주석이 아베 총리와의 회담에서 기자단에게 미소를 보인 것은 처음이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아사히신문에 “권력 기반을 굳힌 시 주석이 일본에 여유를 갖고 마주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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