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 창립 70주년…"교원 이익 추구 단체 넘어서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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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총이 회원인 교원들의 이익만 옹호하지 말고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해야 한다.

보수적 가치가 아닌 균형적 가치를 지향해야 한다. 교장이나 관료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이 9일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열린 창립 70주년 토론회에서 환영 인사를 하고 있다. [한국교총]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이 9일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열린 창립 70주년 토론회에서 환영 인사를 하고 있다. [한국교총]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창립 70주년을 맞아 9일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교육대토론회를 열었다. 교육계 인사 200여명이 모인 이날 토론회에서는 교원 뿐 아니라 일반 국민의 지지를 받는 단체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국내 최대 교원단체 교총 창립 70주년 대토론회 #"보수 가치 아닌 균형적 가치 지향해야" #"전교조와 교총 경쟁 관계 넘어 동반자 돼야" #현 정부 교육정책 비판도…"대입 수시 불공정"

1947년 창립한 교총은 유·초·중·고교 및 대학 교원 16만여명을 회원으로 보유한 단체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교총이 100년 역사를 가진 조직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환골탈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조 강연을 맡은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70년간 교총이 한국 교육정책을 선도했다”고 평했다. 특히 교원 지위 향상과 교육 여건 개선, 유초중고 단일 호봉제 도입, 사학 연금 제도 신설, 교원 윤리강령 제정 등을 꼽으며 “교육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성 총장은 “선한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며 “교총의 활동도 공공선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교총이 상당기간 경쟁 관계를 지속했는데, 이제는 그 방향을 선의의 동반자 관계로 설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성낙인 서울대 총장이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성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교육을 통해 새로운 나라를 세우자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교총]

성낙인 서울대 총장이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성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교육을 통해 새로운 나라를 세우자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교총]

신현석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가 ‘한국교총 70년의 성과와 과제’로 발표했다. 신 교수는 “교총이 회원 권익을 위한 이익단체임에도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다”면서도 “그러나 여전히 국민들은 교총이 교육 전문성 향상보다 이익 추구에 몰두하는 이미지를 갖고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전문직 단체로서 연구와 연수 기능을 강화하는 등 활동 범주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안선회 중부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현 정부의 입시 정책을 비판하면서 교총의 대응을 요구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으로 교육의 과정은 불공정해지고 교육의 결과는 더 불평등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교수는 “대입 제도를 단순화하면서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 위주로 선발하면 수능 위주 선발보다 공정성이 떨어진다”며 “고교 서열화가 오히려 가속화돼 더 불평등해진다”고 주장했다.

정부 정책에 대한 교총의 대응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 교수는 “교총이 보수 세력과만 연대해서는 다수 국민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며 “보수적 가치보다 균형 가치를 지향하고 교원 뿐 아닌 학생 학부모의 요구도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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