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때 많이 썼나? 10월 가계대출 다시 증가세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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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주춤한 듯하던 가계대출 증가 폭이 10월에 다시 커졌다. 추석 연휴 결제 자금 수요 증가와 인터넷 전문은행의 영업이 본격화하면서 신용대출 증가세가 확대된 때문이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는 완화됐다.

마이너스 통장 등 기타대출 급증 #한달 새 3조5000억으로 2배 늘어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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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8일 발표한 ‘2017년 10월 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9월보다 10조원 늘어나며 5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증가 폭은 전달(6조2000억원)보다 커졌다. 한국은행의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지난달 6조8000억원 늘었다. 월간 기준 증가액으로는 올해 들어 최대다. 다만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전달(3조3000억원)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추석 연휴로 주택거래량이 줄며 개별 대출 증가세는 완화됐지만 중도금 집단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중도금 집단대출은 분양 시점에 계약이 체결되며 실제 중도금을 낼 때 대출이 나간다.

지난달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다. 지난달 기타대출 증가액(3조5000억원)은 2008년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대치다. 기타대출 증가액은 8월 3조4000억원에서 전달(1조7000억원) 절반가량 줄었다가 다시 8월 수준으로 늘어났다. 기타대출은 마이너스 통장 등 신용대출과 상업용 부동산담보대출, 예·적금 담보대출, 주식담보대출 등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최장기 연휴에 따른 소비성 자금 수요가 늘어난 데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신용대출이 이어지면서 기타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은행권 신용대출은 지난달 2조6000억원 늘며 전달(9000억원)보다 증가 폭을 키웠다.

이중 인터넷 전문은행의 신용대출은 지난달 8000억원 증가하며 8월(1조원)과 9월(1조원)에 이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한은은 다만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늘어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나영인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지난달 주택거래량 자체가 줄어든 만큼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신용대출로 넘어왔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한두 달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연말에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차질없이 시행해 대출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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