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뒤집어 놓은 화제작 '기묘한 이야기2' 특별한 매력은?

중앙일보

입력 2017.11.07 17:50

아이들은 자란다, 더 기묘해진 세계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2' 들여다보기

'기묘한 이야기2' 사진=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2' 사진=넷플릭스

[매거진M] 아예 안 본 사람은 있어도, 중간에 보다 만 사람은 없을 것이다.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2016, 이하 시즌1)의 두 번째 시즌, ‘기묘한 이야기2’(원제 Stranger Things 2, 맷 더퍼·로스 더퍼 제작 총괄 및 연출, 이하 시즌2)가 지난 10월 27일 공개됐다. 시즌1과 마찬가지로 단숨에 9개 에피소드를 정주행하게 만드는, 시즌2의 특별한 매력을 알아봤다.

백 투 더 호킨스 

'기묘한 이야기2' 사진=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2' 사진=넷플릭스

시즌1의 애청자라면 기억할 것이다. 1983년, 미국 인디애나주의 한적한 마을 호킨스. 초등학생 윌(노아 스납)이 실종되고, 미스터리한 소녀 일레븐(밀리 바비 브라운)이 나타나면서 잇따라 벌어졌던 기묘한 사건들을.

윌을 찾아 나선 세 친구 마이크(핀 울프하드), 더스틴(게이튼 마타라조), 루카스(케일럽 맥러플린)의 모험담을 중심으로, 윌의 엄마 조이스(위노나 라이더)와 경찰서장 짐(데이비드 하버), 윌의 형 조나단(찰리 히튼)과 마이크의 누나 낸시(나탈리아 다이어) 등 세대가 다른 캐릭터들이 각각 진실을 파헤치는 세 겹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교차했다. SF·호러·미스터리의 삼박자는 기본이요, 어린이 성장영화와 하이틴 로맨스, 가족 드라마 요소까지 두루 갖춘 이 시리즈는 전 세계 시청자들의 열광과 찬사에 힘입어, 넷플릭스의 간판 드라마로 자리잡았다.

'기묘한 이야기2' 사진=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2' 사진=넷플릭스

이번 시즌2의 무대 역시 호킨스 마을이다. 시즌1로부터 1년 후, 핼러윈 축제가 한창인 마을에서 주인공들은 다시 평범한 일상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마을의 농작물이 부패하는 기현상이 발생한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윌 역시 끊임없이 환각에 시달리며 향후 닥칠 재앙을 암시한다.

뉴페이스도 새로 합류했다. 루카스와 더스틴의 마음을 동시에 훔친 당돌한 전학생 소녀 맥스(새디 싱크), 낸시의 ‘킹카’ 남자친구 스티브(조 키어리)의 입지를 위협하는 맥스의 터프한 오빠 빌리(데이커 몽고메리)가 그들이다. 가장 반가운 건, 1년 전 마이크 일행과 마을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일레븐이 귀환한다는 사실. 시즌1에서 정부의 위험한 초능력 실험으로 현실 세계에 드러난 수수께끼의 차원 ‘뒤집힌 세계(The Upside Down)’에 얽힌 비밀 역시 시즌2에서 한 꺼풀 벗겨진다.

응답하라 1984

'기묘한 이야기2' 사진=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2' 사진=넷플릭스

복고(復古)는 마법처럼 통한다.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2016~)를 제작 총괄 및 연출해 온 맷 더퍼·로스 더퍼 형제가 어릴 적부터 70~80년대 장르영화의 광팬이라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 이들은 시즌1부터 ‘E.T.’(1982,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괴물’(1982, 존 카펜터 감독) ‘구니스’(1985, 리처드 도너 감독) ‘스탠 바이 미’(1986, 롭 라이너 감독) 등 80년대 장르 걸작의 오마주를 곳곳에 심어왔다.

'기묘한 이야기2' 사진=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2' 사진=넷플릭스

시즌2에서도 이들의 ‘덕질’은 멈추지 않는다. 우선 시즌2의 배경인 1984년은 ‘고스트버스터즈’(이반 라이트먼 감독) ‘터미네이터’(제임스 캐머런 감독) ‘그렘린’(조 단테 감독)이 처음 미국 개봉했던 해. 시즌2에서 해당 영화의 오마주를 찾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핼러윈 축제에 참가하는 네 아이들의 의상은 ‘고스트버스터즈’를, 빌리의 첫 등장 장면은 ‘터미네이터’를 연상시킨다. 더스틴이 사육하는 미지의 생물 ‘다트’는 쉽게 ‘그렘린’을 떠올리게 만든다.

오마주는 작품 밖에도 있다. 더퍼 형제는 시즌2를 준비하며 조이스의 남자친구 밥 역에 과거 ‘구니스’에서 천식을 앓는 소년 미키를 연기했던 배우 숀 애스틴을, 뒤집힌 세계를 연구하는 오웬스 박사 역에 ‘에일리언2’(1986, 제임스 캐머런 감독)에서 웨이랜드 기업 직원 버크를 맡은 폴 레이저를 캐스팅했다. 새삼 더퍼 형제의 ‘지극한’ 팬심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질 정도다.

기묘함과 미묘함 사이의 속편 

'기묘한 이야기2' 사진=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2' 사진=넷플릭스

“우리 형제는 인기 영화의 속편에 열광하며 자랐다. 속편엔 늘 거대한 위기, 스펙터클한 볼거리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시즌1의 독창성을 유지하면서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를 다음 단계로 끌어올리고 싶었다.”

더퍼 형제의 말처럼, 시즌2는 스케일 면에서 시즌1보다 한 단계 더 진일보했다. 시즌2의 첫 장면부터 일레븐과 비슷한 초능력을 가진 인도계 소녀 로만(리니아 버델슨)이 등장하고, 시즌1의 최대 적수였던 네 갈래 입을 가진 괴물 ‘데모고르곤’은 이제 무리를 지어 호킨스를 활보한다. 확실히 덩치는 커졌지만, 그 속의 디테일도 시즌1처럼 촘촘할까.
냉정하게 말해, 이번 시즌은 시리즈의 성공에 고무된 제작진이 지나치게 많은 요소를 보여주려 한 것 같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과 복선으로 줄거리의 잔가지는 제법 다양해졌지만, 이것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묶는 결속력은 꽤 약해졌다. 개성과 조화를 완벽하게 유지하던 캐릭터들의 균형도 다소 흐트러진 느낌이다.

'기묘한 이야기2' 사진=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2' 사진=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2'의 아역 배우들. (왼쪽부터) 노아 스납(윌 역), 게이튼 마타라조(더스틴 역), 밀리 바비 브라운(일레븐 역), 새디 싱크(맥스 역), 케일럽 맥러플린(루카스 역), 핀 울프하드(마이크 역). 사진=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2'의 아역 배우들. (왼쪽부터) 노아 스납(윌 역), 게이튼 마타라조(더스틴 역), 밀리 바비 브라운(일레븐 역), 새디 싱크(맥스 역), 케일럽 맥러플린(루카스 역), 핀 울프하드(마이크 역). 사진=넷플릭스

그러나 시리즈 고유의 독창적인 매력만큼은 건재하다. 여전히 아이들은 제 또래다운 방식으로, 기성세대가 초래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간다. 어른들은 황당하고 유치하다고 비웃는, 보드게임에서 터득한 ‘그들만의 전략’으로 말이다. 위노나 라이더, 데이비드 하버 등 성인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를 기반으로 삼고 있지만, 단연 이 시리즈를 선두에서 이끄는 건 2년 사이 할리우드의 신성으로 발돋움한 ‘매력 터지는’ 아역 배우들의 몫.

시즌2의 9개 에피소드가 지나치게 짧게 느껴졌다면, 이미 제작 확정된 시즌3을 기다리기 앞서 넷플릭스에 등록된 스페셜 인터뷰 쇼 ‘기묘한 이야기의 궁금한 이야기’를 찾아보자. 제작진과 배우들로부터 시즌2에 대한 흥미진진한 후일담을 들을 수 있으니 말이다. 더 기묘해진 세계가, 지금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제작진이 말하는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의 매력은?

"우리와 함께 성장한, '선량한 사람들의 이야기"

(왼쪽부터) 맷 더퍼, 숀 레비, 로스 더퍼

(왼쪽부터) 맷 더퍼, 숀 레비, 로스 더퍼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의 핵심 제작진은 총 세 명. 제작 총괄과 각본, 연출을 도맡은 더퍼 형제 그리고 책임 프로듀서 숀 레비(‘박물관이 살아있다’ 3부작(2006~2014)의 감독)다. 다음은 세 사람이 말하는 이 시리즈의 특별한 매력.

맷 더퍼
“공포 소설 대가 스티븐 킹의 작품에는 끔찍한 악마성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선하고 진실한 사람들이 악을 물리친다는 메시지도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안티 히어로로 가득 찬 오늘날의 TV에서, 선량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로스 더퍼
“시즌1은 ‘우정의 힘’ 그리고 ‘어머니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였다. 우리가 어릴 적 여러 영화를 보며 배웠던, 단순하지만 보편적인 주제들 말이다. 시즌2 역시 다르지 않다. 그저 ‘내가 가장 보고 싶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숀 레비
“이 시리즈가 전 세계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건, 냉소나 아이러니가 아닌, 순수함과 진실함으로 이야기를 끌고 갔기 때문인 것 같다. 제작진 또한 캐릭터들이 느끼는 감정들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그들을 진심으로 대했다. 아마 전 세계 시청자들은 이 시리즈가 보여 준 ‘진정성’을 갈망했던 게 아닐까.”

고석희 기자 ko.seokhee@joongang.co.kr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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