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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가 요새도 짜증 내나?" "···" 또 진땀 뺀 류영진 식약처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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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파동 때 ‘총리 짜증’ 발언으로 태도 논란에 휩싸였던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국회에서 또 한번 진땀을 뺐다. 6일 국회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에서다.
발단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2일 확대 경제장관회의에 늦게 도착하면서 “재벌들 혼내주고 오느라(늦었다)”고 말한 것을 두고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김 위원장과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적절한 발언이었느냐”고 따지면서 시작됐다.

6일 국회 예결특위 김성원 한국당 의원 질의 #“‘재벌 혼내주고 오느라…’ 공정거래위원장 발언 적절했나” 추궁 #류영진 처장에 불똥 튀어…김 의원 “총리가 요새도 짜증내나” #류 처장 “제가 그때 엉겁결에 발언을 잘못” 조심스럽게 답변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공정거래위원장님. 요새 재벌, 대기업 혼내주계 계십니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그렇지는 않습니다.”
▷김 의원=“그런데 왜 그렇게 공식석상에서 말하고 계십니까?”
▷김 위원장=“그날은 제가 기업들에 여러 가지 당부의 말씀을…”
▷김 의원=“혼내주느라 늦었다고 (말)했어요? 안했어요?”
▷김 위원장=“네. 어…”

그러다 불똥이 류영진 식약처장에게 튀었다. 총리 답변을 듣고 난 김 의원이 갑자기 류 처장을 호출했다. 류 처장이 살충제 계란 파동이 한창이던 지난 8월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자신이 이 총리로부터 질책받았던 것에 대해 “총리께서 짜증을 냈다”고 말한 일을 상기시킨 것이다.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6일 국회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에서 살충제 계란 파동 때 한 ’총리께서 짜증을 냈다“ 발언과 관련해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으로부터 ’총리가 요새도 짜증내는가“라는 질의를 받았다. 사진은 류 처장이 지난달 3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 참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6일 국회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에서 살충제 계란 파동 때 한 ’총리께서 짜증을 냈다“ 발언과 관련해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으로부터 ’총리가 요새도 짜증내는가“라는 질의를 받았다. 사진은 류 처장이 지난달 3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 참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김 의원=“식약처장님. 요새도 총리님이 짜증내십니까?”
▷류영진 처장=“…”
▷김 의원=“답변하세요. 요새도 총리님이 짜증내냐고요?”
▷류 처장=“총리님이 현안을 잘 파악하라고 하셨고…”
▷김 의원=“요새도 총리님이 짜증내느냐고 물어봤잖아요?”
▷류 처장=“제가 그때 엉겹결에 발언을 잘못했습니다.”

이를 듣고 있던 이 총리는 “아까 지적하신 건은 국민에 대한 설명에서 조금 더 현명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제가 좀 짜증이 있긴 있다”고 말했다. 낮은 자세로 조심스럽게 답변하는 류 처장 태도와 이 총리의 해명에 김 의원은 다른 현안으로 넘어갔다.

류 처장은 지난 8월 국회에서 “총리께서 짜증을 냈다”고 발언해 당시 여야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총리께서 짜증을 냈다’고 했는데 짜증이 아니라 질책한 것”(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류 처장이 업무파악이 안되고 분간을 못해 국민 불신을 받고 있어면서도 답변 태도가 정말 유감”(정인화 국민의당 의원) 등이다. 당시 류 처장은 “짜증과 질책은 같은 부분이다. 약간 억울한 부분이 많아서 그렇다”고 소명했지만 의원들은 “신중을 기해서 답변해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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