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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승인없이 북한 선제타격 말라” … 美 민주 발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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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의 승인 없이는 대통령이 자의로 대북 선제타격을 할 수 없게 하는 ‘대북 선제타격 제한법’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의됐다.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통신은 “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트럼프의 아시아 순방 전, 대통령의 대북 선제타격을 막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법안에는 북한이 미국을 먼저 공격하지 않는 한,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의회의 승인 없이는 북한에 선제타격을 하지 못하게 하고 관련 예산도 함부로 쓸 수 없게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로이터통신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이 계속되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설전이 오가며 워싱턴과 평양 간 긴장은 더욱 커져 왔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의 북핵 선제타격 개념도 [사진 중앙포토]

미국의 북핵 선제타격 개념도 [사진 중앙포토]

법안은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민주당 상원의원인 크리스 머피(코네티컷)가 발의해 브라이언 샤츠(하와이), 코리 부커(뉴저지) 등 민주당 의원들이 함께했다. 통신은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트럼프의 대북 강경 발언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지만, 법안 서명에 참여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크리스 머피 의원은 이날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군사공격에 대한 열의를 계속해서 표해왔다.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트럼프가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 자체를 ‘위협이 임박했다’고 간주할까봐 우려된다”고 밝혔다.

크리스 머피

크리스 머피

전날 열린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북한의 위협이 임박한 경우 외에는 대통령에게 대북 무력사용 권한이 없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위협의 조건을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한 우려다. 머피 의원은 그간 수위를 넘나드는 트럼프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해왔으며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수천, 수만 명의 사람을 죽게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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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대북 선제타격을 막자는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6일에도 존 코니어스 미국 하원의원이 같은 내용의 법안을 하원에 제출했다. 이 법안에는 공화당 의원들도 함께해 총 62명이 서명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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