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 100S "4개 남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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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우(37.한화.사진)의 기록행진에는 마침표가 없다. 27일 현재 통산 96세이브로 1백세이브에 4세이브를 남겨놓았다.

통산 1백세이브를 이룬 투수는 지금까지 8명밖에 없다. 송진우가 1백세이브를 따내게 되면 1989년 삼성의 권영호(당시 35세)가 이룬 역대 최고령 1백세이브 투수기록도 바뀌게 된다.

더구나 통산 1백67승을 거두고 있는 송진우로서는 통산 1백50승과 1백세이브를 동시에 이룬 최초의 선수가 된다. 역대 프로야구 선수 중 통산 1백세이브와 1백승 이상을 동시에 거둔 선수는 선동열(전 해태).김용수(전 LG)와 송진우뿐이다.

송진우는 최근 마무리 투수로 임무가 바뀌면서 그동안 먼지가 쌓였던 세이브 기록도 다시 빛을 보기 시작했다. 89년 프로에 데뷔, 94년까지 선발과 마무리를 겸했던 송진우는 95년 이후 선발로 돌아서면서 세이브 기회도 거의 없었다. 그러나 한화의 마무리 투수였던 피코타와 박정진이 계속 불안하자 한화 유승안 감독이 지난 17일 이후 송진우를 뒤로 돌렸다. 송진우는 지난 24일 대전 두산전과 26일 문학 SK전에서 연속 세이브를 챙겼다. 2년 만의 세이브였다.

그러나 지금 송진우의 몸은 정상이 아니다. 왼손 팔목 부상으로 지난 6월 초부터 8월 초까지 거의 두달을 쉬었다. 정규시즌이 끝나면 수술을 받을 계획도 있다. 말그대로 요즘 송진우는 '이를 악물고' 공을 던진다. 물론 구위도 그리 좋지 않다. 송진우는 세이브를 따냈던 24일 두산전에서는 2-0으로 앞선 9회 1사1,2루에서 등판, 첫 타자에게 안타를 맞았다. 이어 1사만루에서 볼넷을 내줘 밀어내기로 한점차까지 쫓기는 위기를 자초했다. 후속타자를 삼진과 내야땅볼로 처리해 불을 껐으나 간담이 서늘해지는 순간이었다.

구원승을 챙길 가능성은 있지만 그가 갖고 있는 최다승 신기록은 일단 멈춰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송진우는 "보직은 감독의 결정사항이다. 주어진 임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프로의 자세"라고 말했다. 개인 욕심 대신 팀을 위한 선택을 주저없이 따른 송진우의 모습에서 큰 소나무의 향이 은은히 퍼져 나오는 듯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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