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원 이용하다 감염병 걸린 신생아·산모 연 489명…3년새 4.8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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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조리원 이용자인 산모와 신생아의 감염병 감염이 늘고 있다. 2013년 이후 4.8배 증가해 2016년 한 해에만 489명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산후조리원 이용자인 산모와 신생아의 감염병 감염이 늘고 있다. 2013년 이후 4.8배 증가해 2016년 한 해에만 489명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산후조리원서 폐렴·로타바이러스 등 감염병 걸리는 신생아와 산모가 한 해 500명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민주 남인순 의원 국정감사 자료 #산후조리원서 감염, 2016년 489명 #2013년 101명에서 4.8배 증가해 #폐렴·RSV 등 호흡기 질환은 8배↑ #감염자 대부분 면역 약한 신생아 #입원 시 점검, 공간 확보 허술해 #"조리원 이용 늘며 감염사고도 늘어" #"보건당국, 관리·감독 철저히 해야"

30일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산후조리원에서 발생하는 감염 사고 피해자가 2013년 101명에서 2016년 489명으로 4.8배 증가했다.

특히 산후조리원 내 호흡기 질환 감염이 급격히 증가했다. RSV(폐렴 등을 일으키는 호흡기 바이러스)·감기·폐렴 등 호흡기를 통한 감염은 2013년 28명에서 2016년 222명으로 8배가 늘었다.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277명이 감염병에 걸렸다. 지난 14일 안산의 산후조리원 사례를 비롯해 로타바이러스 감염이 87명으로 가장 많았다.

로타바이러스감염증은 분변·구토물에 오염된 손이나 물 등 주변 환경을 통해 전파된다. 구토와 발열, 묽은 설사, 탈수증 등의 증상을 보인다.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아동에 주로 발생한다.

RSV와 감기가 67명으로 뒤를 이었다. RSV 등 호흡기 관련 질환은 날씨가 추워지면서 감염이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총 감염자 수가 5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감염자는 대부분 신생아다.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들은 산부인과에서 이미 병균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산후조리원에 들어올 때 감염 여부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별도의 공간에서 4시간 이상 체온과 대소변을 관찰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런 점검이 형식적으로만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집단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신생아 1명 당 1.7㎡의 면적을 확보해야 한다. 요람과 요람 사이에는 90cm 이상 간격을 둬야 한다. 그러나 공간 확보가 어려워 이런 규정이 실천되지 못하는 것으로 복지부는 파악하고 있다.

남인순 의원은 “산후조리원 이용이 늘어나면서 조리원 내 감염도 증가하는 추세인데 감염 발생을 즉각 신고하지 않아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며 “산후조리원에서 감염이 나타나면 보건소에 즉각 신고하도록 하고, 보건당국도 민간 산후조리원에 대한 관리·감독을 더욱 철저하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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