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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야구 4번 타자’ 문 대통령, 국가대표 점퍼 입고 시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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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기아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가 맞붙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시구를 했다. 역대 대통령 중 일곱 번째 프로야구 시구이자 세 번째 한국시리즈 시구다. 횟수가 아닌 대통령 기준으로는 전두환ㆍ김영삼ㆍ노무현ㆍ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은 다섯 번째다.

공약 이행 차원에서 직접 광주로 가서 시구 나서 #야구 국가대표팀 파란색 점퍼 입고 와인드업 #부산 야구의 상징 최동원 선수 도우며 인연 맺어 #경희대 시절 4번 타자였다며 야구 실력 스스로 평가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광주광역시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경기 시작을 알리는 시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광주광역시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경기 시작을 알리는 시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광주광역시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경기 시작을 알리는 시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광주광역시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경기 시작을 알리는 시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광주 챔피언스필드에 경기 시작 30분 전인 6시쯤 도착해 야구 국가대표팀의 파란색 점퍼로 갈아입은 뒤 약 15분 간 시구 연습도 했다. 김정수 기아 코치가 연습 때 투수 코치를 했고, 공은 최규상 포수가 받았다. 옆에서 투구 자세를 알려주고 교정해주는 역할은 대선 때 문 대통령을 도운 김응룡ㆍ김성한 전 감독이 맡았다.

실제 시구 때는 기아 선발인 김민식 포수가 공을 받았고, 상대팀인 두산의 1번 타자 민병헌 선수가 타석에 섰다.

문 대통령은 3개의 야구공에 직접 서명을 한 뒤 직접 시구한 공은 야구박물관에, 나머지 두 개는 기아와 두산에 기증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진행한 ‘투표 참여 리그 2017’ 이벤트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진행한 ‘투표 참여 리그 2017’ 이벤트

청와대는 이번 시구를 일종의 ‘공약 이행’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대선 캠프는 지난 대선 당시 투표 독려를 위해 대선 투표 인증샷을 홈페이지(www.moonjaein.com)에 올리고 응원하는 팀을 선택하는 ‘투표 참여 리그 2017’ 이벤트를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투표 인증이 가장 많은 구단의 연고지에 가서 직접 시구를 하겠다는 공약을 했다. 당시 인증 1위팀은 기아였는데, 올해 KBO리그 정규시즌 1위팀도 기아였다.

이날 문 대통령의 광주 방문에는 기아 팬을 자처하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등도 동행했다. 김정숙 여사도 함께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3년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시구하는 모습 [중앙포토]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3년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시구하는 모습 [중앙포토]

문 대통령은 야구와 인연이 많다. 전통의 야구 명문인 경남고(25회)를 졸업한 문 대통령은 부산 야구의 상징과도 같은 고(故) 최동원 선수와 친분이 있었다. 최 선수가 1988년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결성을 주도하며 구단 측과 갈등을 겪을 때 문 대통령이 최 선수 곁에 도왔기 때문이다. 당시는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부산 지역에서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이다.

문재인 대통령 경남고 졸업 사진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 경남고 졸업 사진 [중앙포토]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부산 촛불집회에서 “최동원 선수가 선수 노조를 만드려고 했다”며 “선수 노조가 안 되면 프로야구 선수협의회라도 만드려고 노력하다가 삼성으로 쫓겨가고 핍박받았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다.

지난 3월 31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영남권 투표 때는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롯데 자이언츠의 응원가인 ‘부산갈매기’를 합창하며 다른 경선 후보 진영을 압도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당시 체육관 응원은 문 대통령 지지 선언을 했던 치어리더 박기량씨가 이끌었다. 박기량씨는 대선 때 “짝짝짜자자 문재인 승리, 짝짝짜자자 문재인 홈런”이라고 박수를 치며 응원하는 동영상을 찍기도 했다.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고양 원더스야구단을 방문해 김성근 감독과 인사 하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고양 원더스야구단을 방문해 김성근 감독과 인사 하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문 대통령은 스스로 야구를 잘했다고 평가한 일도 있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고양원더스를 이끌던 ‘야신’ 김성근 감독을 찾아가 “동네야구 4번 타자 출신”이라며 “대학(경희대) 시절에도 야구 선수로 뛰었고, 사법연수원 시절 4번 타자였다”고 말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글러브를 끼고 김 감독으로부터 직접 공포의 펑고 훈련을 받기도 했다. 펑고는 야구 수비 연습을 위한 타구를 말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한국시리즈에서 시구하는 모습 [중앙포토]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한국시리즈에서 시구하는 모습 [중앙포토]

◇박근혜 전 대통령 시구 뒤 삼성 승리=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가 경쟁했던 한국시리즈의 3차전 서울 잠실 경기에서 시구자로 등판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시구를 마치고 관중석으로 가기 전 당시 삼성의 류중일 감독하고만 악수를 했다. 경호상의 이유였는데, 홈팀인 당시 두산의 김진욱 감독은 만나지 못했다. 이를 두고 일부 온라인 게시판에서 “삼성이 승리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고 실제 원정팀인 삼성이 3차전에서 승리를 했다. 당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고향팀인 삼성을 응원하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은 한국 팬”이라고 답했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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