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3연속 금 노리는 이상화, 고다이라를 넘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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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이상화(左), 고다이라(右)

이상화(左), 고다이라(右)

고다이라 나오(31·일본)를 넘어라. 겨울올림픽 3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하는 ‘빙속 여제’ 이상화(28·스포츠토토) 앞에 놓인 숙제다. 그는 2010년 밴쿠버와 2014년 소치에서 연거푸 여자 5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이제 평창에서 3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그런 그에게 가장 강력한 적수는 고다이라다.

최고기록 앞서지만 부상 슬럼프 #올해 고다이라 한 번도 못 이겨 #내달 월드컵 시리즈가 시험대 #이상화 “실수 안 하는 게 중요”

이상화는 지난 20일 끝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500m(38초23)와 1000m(1분17초60) 1위에 올랐다. 다음 달 열리는 2017~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리즈에 출전한다. 고다이라도 지난 21일 일본 월드컵 파견대표 선발전 500m에서 37초25으로 1위에 올랐다. 이상화는 24일 서울 태릉국제빙상장에서 대표팀 첫 훈련을 마친 뒤 “고다이라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고다이라가 좋은 선수이긴 하지만 잘 타는 다른 선수도 많다”고 말했다.

500m 개인 최고기록은 이상화가 앞선다. 그는 2013년 11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ISU 월드컵에서 36초36의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5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고다이라는 지난 2월 ISU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할 때 기록한 36초75다.

최근 페이스만 본다면 고다이라의 강세다. 이상화는 2016~17시즌 고다이라를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지난 시즌 고다이라는 월드컵 500m에 5차례 나가 모두 우승했다. 지난 2월 평창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를 겸해 열린 2017 세계선수권대회 500m에서도 37초13으로 우승했다. 이상화는 37초48로 은메달을 땄다. 이어진 삿포로 겨울아시안게임에서도 고다이라(37초39)가 금메달, 이상화(37초70)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둘은 같은 조에서 경기했는데, 막판까지 속도를 유지한 고다이라가 결승선을 먼저 통과했다.

이상화는 지난 시즌을 복기하면서 “함께 경기하면서 고다이라가 빠르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코너링에서 (내) 실수가 있어 밀렸던 것”이라며 “경쟁자를 의식하기보다 실수 없이 레이스를 펼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다이라는 뒤늦게 기량을 꽃피운 경우다. 이상화보다 3살 더 많은 고다이라는 2010년 밴쿠버에선 500m 12위, 2014년 소치에선 5위에 그쳤다. 소치 올림픽이 끝난 뒤 네덜란드에서 2년간 유학하며 기록을 빠르게 단축했다. 장거리 종목을 실전 경험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근력이 좋아졌고, 레이스 후반 체력이 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했다. 고다이라가 일취월장 하는 사이 이상화는 부상과 싸웠다. 밴쿠버 올림픽 이후 생긴 무릎 부상에다 종아리 부상까지 겹쳐 지난 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상화는 이번 비시즌 동안 캐나다 캘거리에서 개인훈련으로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그는 “경기를 연습처럼, 연습을 경기처럼 하려고 노력했다”며 “지난 시즌에는 레이스가 전체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재활을 병행하며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훈련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대한 부담에 대해 이상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미 금메달을 2개나 갖고 있다. 오히려 소치 때보다 마음이 편하다. 당시에는 500m 2연패가 기정사실처럼 되어 있어 부담이 컸다. 마음을 비운다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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