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개혁보수 동의하지 않는 이들과 함께 할 수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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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내 자강파를 대표하는 유승민 의원이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연합뉴스]

바른정당 내 자강파를 대표하는 유승민 의원이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연합뉴스]

바른정당 ‘자강파’를 대표하는 유승민 의원이 22일 “개혁보수의 뜻과 가치가 통합의 유일한 원칙”이라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개혁보수가 나아갈 길’이라는 입장문을 내고 “개혁보수 원칙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과 정당을 같이 할 수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급물살을 타는 듯했던 국민의당과의 통합 논의는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유 의원은 “선거의 유불리만 따져서 그저 숫자와 세력을 불리기 위한 셈법은 하지 않겠다”며 “선거를 앞두고 원칙도, 명분도 없는 정치공학적 통합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통합 논의가 매우 어지러운 지금, 개혁보수에 희망을 걸었던 많은 분께서 바른정당의 앞날을 걱정하고 있다”며 “저는 분명히 약속드린다. 저와 바른정당의 동지들은 어떤 고난이 있더라도 개혁보수의 길을 가겠다. ‘보수가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뀐다’는 신념과 결기를 갖고 개혁보수의 뜻과 가치를 끝까지 사수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유 의원은 그러면서 “불안하고 무능한 좌파도, 낡고 부패한 수구 보수도 아닌 새로운 개혁보수, 미래를 꿈꾸는 보수의 길을 흔들림 없이 간다면 많은 국민께서 동참해 주실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입장문 발표 뒤 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최근 국민의당 통합의 전제 조건으로 박지원 의원의 출당을 (내가) 요구했다고 하는데 완전히 소설”이라며 “안철수 대표와는 아직 만나지 않았고, 만날 계획도 현재로썬 없다”고 했다. 또한 “11월 13일 전당대회는 예정대로 치러, 새 지도부를 뽑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속도를 내던 국민의당도 다소 주춤거리고 있다. 지역위원장 정리 문제와 호남 중진의 반발이 겹쳐지며 11월초까지는 여론추이를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안철수 대표측 인사는 22일 통화에서 “정제되지 않은 통합론이 너무 거칠게 표출되다 보니 조금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당분간은 당내 공론화과정을 거치는 게 우선이다. 잠복기를 거친 뒤 다시 (바른정당과) 접촉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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