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비관해 1세와 5세 두 아들 자기 손으로 보낸 30대 엄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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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와 자신의 비관을 처지를 비관해 두 아들을 살해한 비정한 30대 엄마가 경찰에 붙잡혔다.

아산경찰서 전경. 신진호 기자

아산경찰서 전경. 신진호 기자

충남 아산경찰서는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A씨(34·여)를 검거해 조사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8일 오전 10시30분쯤 아산시 인주면의 한 아파트에서 한 살, 다섯 살 두 아들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진행된 두 아들에 대한 부검에서는 목에서 누른 흔적이 발견됐다.

남편에 "내가 아이들 죽였다" 문자… 범행뒤 자살시도 #정신과 진료·치료 경력 없어… 경찰, 살해동기 조사중

A씨는 범행 뒤 남편 B씨(36)에게 “내가 아이들을 죽였다”는 취지의 휴대전화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자를 본 B씨가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아파트 현관문이 잠겨 있자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비밀번호를 확인한 뒤 집 안으로 들어갔다.

조사 결과 A씨는 두 아들을 살해한 뒤 자신도 목숨을 끊으려고 목을 맸지만, 끈이 풀리면서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살시도 과정에서 1~2시간가량 기절했다 깨어난 뒤 남편에게 문자를 보낸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30대 주부가 두 아들을 살해한 아산시 인주면의 아파트 현관문에 출입을 금지하는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신진호 기자

30대 주부가 두 아들을 살해한 아산시 인주면의 아파트 현관문에 출입을 금지하는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신진호 기자

A씨는 경찰에서 “남편이 출근한 뒤 문득 나도 아이들도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수천만원에 달하는 채무가 있었고 생활고에 시달렸다. 전날 술을 마셨고 아침에 욱해서 아이들과 함께 죽으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정신과 진료·치료 경력은 없는 것으로 경찰은 설명했다. 하지만 평소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등 우울증세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인생이 갈수록 비참해진다. 생활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살해 동기를 조사하는 한편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아산=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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