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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클립] 고종 황제가 베푼 황실 연회엔 어떤 음식 나왔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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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신세계조선호텔은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과 호텔 개관 103주년을 기념해 ‘대한제국 황실 서양식 연회 음식 재현행사’를 지난 11일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었다. 사진은 외국 공사 복장을 한 모델들이 지난달 25일 덕수궁 석조전에서 연회를 재현하는 모습. [사진 조선호텔]

신세계조선호텔은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과 호텔 개관 103주년을 기념해 ‘대한제국 황실 서양식 연회 음식 재현행사’를 지난 11일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었다. 사진은 외국 공사 복장을 한 모델들이 지난달 25일 덕수궁 석조전에서 연회를 재현하는 모습. [사진 조선호텔]

120년 전 고종 황제가 베푼 대한제국 황실 연회에서 무엇을 먹었을까? 지난 11일 서울 중구 소공동 조선호텔에서는 ‘대한제국 황실 서양식 연회 음식 재현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과 조선호텔 개관 103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신세계조선호텔이 주최했다.

조선호텔 ‘대한제국 황실 만찬’ 재현 #꿩 가슴살, 푸아그라, 아이스크림 … #정통 프랑스식 12코스 요리 되살려 #주방장 “외국공사 견문록 등 참고”

조선호텔 조리팀이 황실 요리 재현을 위해 참고한 이사벨라 비톤의 『하우스 홀드 매니지먼트』(왼쪽 사진). [임현동 기자]

조선호텔 조리팀이 황실 요리 재현을 위해 참고한 이사벨라 비톤의 『하우스 홀드 매니지먼트』(왼쪽 사진). [임현동 기자]

조선호텔 조리팀이 황실 요리 재현을 위해 참고한 이사벨라 비톤의 『하우스 홀드 매니지먼트』(사진 위)와 책 속 그림. [임현동 기자]

조선호텔 조리팀이 황실 요리 재현을 위해 참고한 이사벨라 비톤의 『하우스 홀드 매니지먼트』(사진 위)와 책 속 그림. [임현동 기자]

대한제국 시대 황실 만찬과 연회는 서양식으로 열렸다. 식탁 위 테이블보와 그릇 등 모두 유럽식으로 꾸며졌다. 메뉴는 프랑스 요리가 관습이었으며 요리의 재료였던 새우, 캐비아, 연어 등은 최상의 것들만 사용했다. 연회 메뉴는 수프를 시작으로 전식, 메인요리, 채소, 디저트, 식후주까지 전형적인 프랑스의 코스요리였으며 19세기 대표 메뉴로 구성되었다. 요리들은 큰 접시에 담은 후 손님에게 보여준 후 각각의 개인 접시에 담아주는 방식으로 제공됐다.

대한제국 황실 서양식 연회 음식은 프랑스식 12코스로 구성됐다. 요리들은 큰 접시에 담아 손님에게 보여준 후 개인 접시에 나눠주는 방식으로 제공됐다. 사진은 구운 생선과 버섯요리. [임현동 기자]

대한제국 황실 서양식 연회 음식은 프랑스식 12코스로 구성됐다. 요리들은 큰 접시에 담아 손님에게 보여준 후 개인 접시에 나눠주는 방식으로 제공됐다. 사진은 구운 생선과 버섯요리. [임현동 기자]

꿩 가슴살 포도 요리. [임현동 기자]

꿩 가슴살 포도 요리. [임현동 기자]

이날 조선호텔에서 열린 ‘대한제국 황실 서양식 연회 음식 재현행사’에서 선보인 메뉴도 정통 프랑스식 12코스로 크넬 콩소메(고기 단자를 넣은 맑은 수프), 구운 생선과 버섯요리, 꿩 가슴살 포도 요리, 푸아그라 파테(페이스트리 반죽으로 만든 파이 크러스트에 고기, 생선, 채소 등을 갈아 만든 소를 채운 후 오븐에 구운 프랑스 요리), 안심 송로버섯구이, 아스파라거스와 홀란데이즈 소스, 양고기 스테이크, 스트링 빈스 볶음, 샐러드, 파인애플 아이스크림과 치즈, 디저트와 커피 및 식후주로 구성됐다.

푸아그라 파테. [임현동 기자]

푸아그라 파테. [임현동 기자]

안심 송로버섯구이. [임현동 기자]

안심 송로버섯구이. [임현동 기자]

황실 연회 메뉴를 재현하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유재덕 신세계조선호텔 메뉴개발 주방장은 “배화여대에서 요리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조선을 방문한 외국공사, 여행자, 사업가 등의 견문록들을 살펴보기도 했다. 고종황제의 전속 조리인이며 대한제국 시대 연회를 담당했던 마리 앙투아네트 손탁의 기록도 찾아보았으나 황실 메뉴에 대한 자료가 없었다 ”고 말했다.

스트링 빈스 볶음. [임현동 기자]

스트링 빈스 볶음. [임현동 기자]

치즈. [임현동 기자]

치즈. [임현동 기자]

휴가를 떠난 손탁을 대신해 1906년까지 1년간 황실의 전례 연회 등 궁중의전 담당관 대리 역할을 했던 독일 출신 엠마 크뢰벨의 책 ‘내가 어떻게 조선의 궁정에 들어가게 되었는가’에서 연회 메뉴가 프랑스 코스요리임을 알아냈다.

디저트 케이크. [임현동 기자]

디저트 케이크. [임현동 기자]

디저트 케이크. [임현동 기자]

디저트 케이크. [임현동 기자]

신세계조선호텔 조리팀은 고증된 메뉴를 바탕으로 19세기 프랑스 연회 사진들과 이사벨라 비톤의 레시피 책 『하우스 홀드 매니지먼트』를 참고해서 요리법을 개발했다.

조리팀 조재영·윤철호·유재덕·임점식·우희석·송경천 셰프(왼쪽부터). [임현동 기자]

조리팀 조재영·윤철호·유재덕·임점식·우희석·송경천 셰프(왼쪽부터). [임현동 기자]

신세계조선호텔은 1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기업으로 전통문화유산 보전과 계승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2006년 문화재청과 문화재지킴이 협약을 맺고 문화재 보전활동을 해왔으며, 2016년에는 호텔 전문인력의 재능기부형 ‘문화재서비스봉사단’을 발족했다.

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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