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문성근 씨가 지난 2013년 케이블 채널 OCN의 드라마 '처용'에서 갑작스럽게 하차한 이유가 박근혜 정부의 압박 때문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그간 CJ 측은 "제작비 부담과 드라마 구성상의 문제"라고 해명해온 바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을 인용해 경향신문은 15일, '처용'의 연출을 맡았던 임찬익 감독이 1~5회분에 대한 촬영과 편집을 마쳤던 2013년 11월쯤, CJ 담당 팀장으로부터 문씨의 하차를 비롯해 문씨 출연분에 대한 통편집을 요구받았다고 보도했다.
임 감독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씨 역할이 극중 매우 중요해 절대 안된다고 했더니 며칠 후 나에게 그만두라고 해 쫓겨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우인 문씨와 연출가인 임씨 모두 드라마에서 돌연 하차하게 된 것이다. '처용'은 당초 그해 11월 방영 예정이었지만 감독과 배우의 교체, 재촬영, 재편집 등으로 이듬해 2월 첫 방송이 나갔다. 문씨도 "CJ는 이후 투자 행위 등을 봤을때 회사 차원에서 블랙리스트를 실행한 게 분명해 보인다"며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한편, CJ E&M 관계자도 그간 "제작비 부담과 드라마 구성상의 문제"라는 해명과 달리 정치적 고려가 있었음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CJ E&M 관계자는 "오너(이재현 회장)가 구속된 상황에서 보수인사들과 보수언론들이 CJ를 '종북좌파 소굴'이라며 압박했다"며 "사기업이 이런 상황에서 정권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어 회사 차원에서 이들의 퇴출을 결정한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CJ그룹에서 직접 문씨 하차를 지시했다"며 직접적인 하차 외압을 언급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