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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네스코 탈퇴 선언에 … 위상 강화 나선 중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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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줄줄이 탈퇴를 선언한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가 새 수장을 선출하고 조직 쇄신에 나섰다. 유네스코 이사회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열린 6차 결선 투표에서 오드리 아줄레이(45)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을 새 사무총장으로 선출했다. 아줄레이는 카타르의 하마드 빈 압둘 알카와리 전 문화부 장관을 30대 28, 두 표차로 제쳤다. 내달 10일 195개 유네스코 회원국들이 모두 참석하는 총회 투표에서 인준되면 아줄레이는 이리나 보코바 현 사무총장에 이어 유네스코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사무총장이 된다.

중국 “협력 확대” 분담금 늘릴 듯 #새 총장에 아줄레이 전 프랑스 장관

아줄레이는 선거 승리 직후 연설에서 “우리 조직과 회원국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게 첫째 과제”라며 개혁 의지를 천명했다. 또 탈퇴를 선언한 이스라엘의 카멜 샤마 하코헨 주 유엔대사를 만나서도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해를 구했다고 인터넷매체 예루살렘온라인이 전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11일 성명을 통해 “유네스코의 체납금 증가, 유네스코 조직의 근본적 개혁 필요성, 유네스코의 계속되는 반이스라엘 편견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반영한다”며 내년 말을 기점으로 유네스코를 탈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의 탈퇴는 용기 있는 결단”이라며 이스라엘도 유네스코를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은 미국이 빠지는 유네스코에서 더 활발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14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유네스코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며 “중국은 회원국과 협력해 유네스코에서의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유네스코 자금분담국 순위에서 미국(22%)·일본(9%)에 이어 세번째(7.9%)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분담금을 늘리는 방식으로 유네스코 내 위상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945년 유네스코 출범 때부터 회원국으로 함께 해온 중국은 등재 세계유산 숫자가 52개로 이탈리아(53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강혜란 기자 theo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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