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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치열한 토론 필요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53호 30면

독자 옴부즈맨 코너

10월 8일자 중앙SUNDAY 1면에서는 ‘대한제국, 임정·대한민국으로 이어졌다’ 가 묵직한 무게감으로 다가왔다. 새로운 시각의 역사해석은 항상 즐거운 도전이다. 그런데 고종과 대한제국은 ‘망국’에 하나의 책임도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조선 후기 사대부들이 빠르게 변화하고 개혁했다면 일본과 세계열강의 각축장이 되는 것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이번 ‘대한제국 시리즈’를 읽으면서 머릿속에 항상 남아 있던 의문점들이다. 가능하다면 지면으로나마 양측의 주장이 치열하게 오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런 토론들을 통해 역사를 정리하고 후대에 기록으로 전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서 역사해석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현재의 갈등을 치유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설 ‘내년 6월 개헌은 시대적 당위이자 사명이다’의 대명제에는 공감한다. 87년 헌법은 이미 그 수명을 다했다. 새로운 헌법을 통해 나라의 방향을 정하고 해답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우려되는 점은 정치권의 이른바 이해관계로 인한 합의의 지연과 소위 누더기화하는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중앙SUNDAY 등 언론이 지속적으로 국민의 관심을 유지시키고 제대로 판단할 수 있게 노력해 주어야 할 것이다.

3면의 ‘동맹 내세우며 통상압박… 레이건 스타일 좇는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두고 전망 등을 담았는데 사실 조금은 아쉬웠다. 물론 트럼프 행정부의 진행방식이 1980년대 보호무역주의를 들고 나왔던 레이건 행정부의 방식과 많이 유사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과연 현 정부는 그동안 뭘 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이런 문제들까지도 지적하고 그에 맞는 방법들을 대중이 판단할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정보를 주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

6~7면의 ‘그들의 행복비결, 노르딕 가치’ 는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다시 한 번 정독하고 있다. 그만큼 어떤 결론을 내리거나 평가하기가 매우 어려운 기사라고 생각한다. 특히 ‘남다른 경쟁의 동기- 경쟁은 자기 자신과 하는 것’ 이 가져온 울림은 참 컸다.

사실 필자는 경쟁을 즐기고 옹호한다. 그속에서 발전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1차적인 대상은 ‘남’이었다. ‘어떻게 하면 남보다 더 잘할 수 있고 어떻게 하면 남보다 더 벌 수 있고’ 이것이 화두였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울림이 있는 좋은 기사였다.

18면의 ‘달러가 줄어드는 시대, 시장 발작 없이 시작됐다’ 는 많은 시사점을 한국경제에 던져주는 기사라고 본다. 사실 한국경제는 97년의 외환위기 이후 제대로 된 개혁을 하지 못하고 ‘땜질처방’ 과 ‘진통제’ 로 연명해 왔다. 무엇보다 지금 한국을 둘러싼 경제환경은 매우 좋지 않다. 이런 현실을 제대로 짚어 주는 기사들이 꾸준히 나와 주기를 바란다.

정호빈
서울에 거주하면서 번역 및 광고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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