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무릎꿇기' 금지 규정 만드나…백악관 거듭 압박

중앙일보

입력

백악관이 미국프로풋불(NFL) 선수들의 ‘무릎꿇기’를 금지하고 국가 연주시 경기장 안의 모든 사람이 기립하도록 의무화하는 규정을 제정하라고 10일(현지시간) 다시 촉구했다. NFL 사무국도 이날 같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다음주 연맹 회의를 열기로 함에 따라 ‘무릎꿇기’와 관련한 논란이 어떤 방향으로 결론지어질지 주목된다.

새라 하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선수들에게 일어설 것을 요구하는 NFL(사무국)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NFL 사무국이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경기장 안에서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선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기립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데 따른 반응이다. 로저 구델 NFL 커미셔너(최고관리자)는 성명에서 선수들의 무릎 꿇기 행위에 대해 “우리와 우리 선수들, 전국의 많은 팬을 갈라놓고 있다”고 지적하고 “많은 팬처럼 우리도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서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이는 우리 경기에서 중요한 순간이다. 우리는 국기와 우리나라를 예우하고, 팬들은 우리가 그렇게 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구델 커미셔너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다음 주 연맹 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전했다. NFL의 현행 규정은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선수들이 서 있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완전한 강제 규정은 아니다.

NFL 사무국 공식 성명 통해 “국가 연주시 서 있어야” # 다음주 연맹 회의 열고 관련 규정 강화 논의할 듯 #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서 있지 않으면 NFL 선수 생활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트위터 캡쳐]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서 있지 않으면 NFL 선수 생활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트위터 캡쳐]

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의 모친 테레사 캐퍼닉이 자신의 아들을 '개XX(Son of bitch)'라고 부른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테레사 캐퍼닉 트위터]

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의 모친 테레사 캐퍼닉이 자신의 아들을 '개XX(Son of bitch)'라고 부른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테레사 캐퍼닉 트위터]

이와 관련, ‘무릎꿇기’ 논란을 촉발시켰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트위터에서 “NFL은 모든 종류의 규정과 규칙이 있다. 그들에게 유일한 탈출구는 국가가 연주되는 도중 무릎을 꿇을 수 없게 하는 규정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규정을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지난달 22일 앨라배마에서 공화당 루서스트레인지 의원의 지지 유세를 하던 중 소수인종에 대한 차별에 저항하는 의미로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이 국가연주 때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고 무릎꿇고 앉은 것을 놓고 “개XX”라는 욕설과 함께 비난했다. 이를 계기로 NFL은 물론 다른 스포츠계는 물론 학교들까지 ‘무릎꿇기’ 저항 퍼포먼스에 가세하며 논란이 커졌다.
지난 8일 NFL경기장을 찾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선수들의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본 후 관람석을 박차고 나가는 등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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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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