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강공사 들어갔지만 점점 더 기우는 부산 '사하의 사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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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피사의 사탑'으로 불리는 부산 사하구의 오피스텔이 보강공사가 진행 중임에도 기울기가 더 악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부산 사하구갑)은 사하구 D오피스텔 보강공사 현장을 확인한 결과 건물의 기울기가 추석 연휴 기간 더 기운 것으로 확인됐다고 10일 밝혔다.

D오피스텔. [사진 중앙포토, 연합뉴스]

D오피스텔. [사진 중앙포토, 연합뉴스]

최 의원에 따르면 사하구청이 D오피스텔에 설치한 계측기 측정치를 지난 9일 확인한 결과 건물 상단부가 원래 있어야 할 위치보다 105㎝ 벗어날 정도로 기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달 28일 추석 연휴 기간 전 국토부가 현장점검을 하면서 측정한 기울기 80㎝보다 더 악화한 것이다.

지난달 13일 D오피스텔 시공사가 민간연구소에 조사 의뢰했을 때는 45㎝, 지난달 22일 측정했을 때는 70㎝로 측정됐다.

지난달 초부터 D오피스텔 시공사 측이 건물 주변 지반 안정화 작업과 수평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건물은 더 기울고 있다.

부산 사하구 하단동 기울어진 오피스텔. [중앙포토]

부산 사하구 하단동 기울어진 오피스텔. [중앙포토]

최 의원은 해당 건물에 대한 복원 작업 대신 철거를 주장하고 있다.

현재 D오피스텔 주변 6개 건물도 국토부 조사결과 기운 것으로 확인돼 구청이 건물 2곳에 계측기를 추가 설치해 모니터링하고 있다.

기울어진 건축물 주변 공사 현장 9곳도 공사가 중단됐다.

부산 사하구 하단동 기울어진 오피스텔. [연합뉴스]

부산 사하구 하단동 기울어진 오피스텔. [연합뉴스]

최 의원은 "7개 건물의 기울어짐과 주변 연약지반에 대한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서는 현장 점검만으로 부족하다"며 "사하구청은 국토부가 파견하는 전문가들을 통해 정밀 현장조사를 즉각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오는 12일부터 실시되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산 건물 기울어짐에 대한 정확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에 대해 국회 차원에서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여현구 인턴기자 yeo.hyu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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