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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내 자식'…프랑스서 IS 합류한 자녀에 도움 준 어머니들 잇따라 적발

중앙일보

입력

프랑스에서 인터넷과 또래집단 등을 통해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IS에 빠지는 청소년들이 급증하는 가운데 이들을 몰래 돕는 '마마 지하디스트(엄마 성전주의자)'가 새로운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마마 지하디스트'의 빗나간 모정으로 테러리스트의 모친이 가담 또는 조력 혐의로 잇따라 적발돼 유죄 판결을 받고 있는 것이다.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집단에 가담한 자녀를 돕는 부모들이 프랑스에서 잇따라 적발되면서 '마마 지하디스트'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사진 프랑스24 홈페이지]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집단에 가담한 자녀를 돕는 부모들이 프랑스에서 잇따라 적발되면서 '마마 지하디스트'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사진 프랑스24 홈페이지]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 복수의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리형사법원은 6일(현지시간) 프랑스 국적 여성인 크리스틴 리비에르(51)에게 테러조직 가담 혐의 등으로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테러리스트로 변한 자녀 몰래 돕는 '마마 지하디스트', 佛 사회문제로 대두 #佛 정부, 극단 이슬람주의에 빠진 청소년 위한 교화시설 만들었지만 1년만에 시설 폐쇄

리비에르는 2013~2014년 세차례에 걸쳐 시리아를 찾아 IS 조직원이 된 자신의 아들을 만나고, 2014년 6월 네번째 만남을 위해 출국을 준비하다 정보당국에 체포됐다. 재판 과정에서 리비에르는 '아들의 배필을 찾아준다'며 프랑스에서 젊은 여성들을 이끌고 시리아 내 IS 집단 근거지에 드나든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아들은 지난 2015년, 130명의 희생을 부른 파리 연쇄 테러의 주범 압델아미드 아바우드와도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리비에르는 "아들이 (프랑스의) 집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만나러 간 것"이라며 IS와 자신이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리비에르가 아들에게 자금을 제공한 사실과 리비에르가 시리아에서 직접 무기를 들고있는 사진을 찾아냈고, SNS를 통해 IS의 인질 참수 영상을 공유했던 것을 밝혀냈다. 이에 재판부는 그가 적극적으로 IS에 가담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앞서 나탈리 하다디(43·여)도 테러 조직에 가담한 아들에게 돈을 송금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이처럼 테러리스트가 되어버린 자녀들에게 몰래 직·간접적 도움을 주는 어머니들은 프랑스의 새로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현지 언론들은 이들을 '마마 지하디스트'로 부르며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평소 별다른 특이점을 보이지 않던 청년들이 SNS나 지역사회 이슬람 모임에서 원리주의자 또는 극단주의 단체 모집책 등을 만나 폭력주의에 물드는 현상에 골머리를 앓던 프랑스 정부는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청년들이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그들의 사회복귀를 돕는 전문 교화시설을 대책으로 내놨지만, 1년도 안 돼 시설을 폐쇄하는 등 정책에 실패한 상태다. 여기에 '마마 지하디스트' 현상 까지 나타나면서 정부의 해법 마련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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