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8월 30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남성만의 실질적 독박 국방의무 이행에서 벗어나 여성도 의무 이행에 동참하도록 법률개정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마감일인 지난달 14일 기준 12만3200여 명이 참여했다.
#2. 8월 31일에는 "국가가 나서서 남녀 편 가르기를 하는 것 같다"며 내년에 도입되는 여성 1인 가구 임대료 감면 제도를 폐지해달라는 청원이 등장했다. 오는 11월 29일 마감하는 이 청원에는 6일 기준 2만여 명이 동참했다.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청와대 철학을 반영한 청와대 홈페이지의 국민소통 광장이 남녀 성 대결이 벌어지는 곳으로 변했다. 원래 취지와는 달리 성 대결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6일 오전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소통 광장 내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있는 '베스트 청원'(추천 인원이 많은 청원) 상위 10개를 분류해보면 이 중 성 평등 문제를 다루는 것은 총 4개다. 각 청원은 '여성도 군대에 가게 해달라' '여성 1인 가구 임대료 감면 제도를 폐지하라' '여성이 결혼 후 불러야 하는 호칭을 개선해달라' '출생 시 기본적으로 아이가 어머니 성을 따르게 해 달라'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8월 "여성도 군대에 가야 한다"는 청원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은 후 같은 내용을 담은 청원은 계속 올라오고 있다. 한 페이지당 2~3개씩 줄곧 등장한다.
'여성도 군대에 가야 한다'는 남성들의 잇따른 청원에 여성들은 '여성이 결혼 후 불러야 하는 호칭 개선을 해달라' '엄마 성을 따르게 해달라' 등처럼 남성 위주의 관습을 개선해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성 대결이 종종 일어나자 '남성들도 인공 자궁을 이식받아 출산하도록 해야 한다' 등 과격한 청원이 등장해 네티즌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