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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 상처' 딛고 월드컵 아시아 PO서도 돌풍 일으킨 시리아

중앙일보

입력

6일 열린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호주를 상대로 후반 40분 동점골을 넣고 환호하는 시리아의 오마르 알 소마. [AP=연합뉴스]

6일 열린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호주를 상대로 후반 40분 동점골을 넣고 환호하는 시리아의 오마르 알 소마. [AP=연합뉴스]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향한 시리아의 기적은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월드컵 본선에 한번도 출전한 적이 없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5위 시리아가 호주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면서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을 이어갔다. 시리아는 5일 말레이시아 크루봉의 스타디움 항 제밧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FIFA 랭킹 50위 호주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위에 올랐던 시리아는 B조 3위이면서 2015년 아시안컵 우승국인 호주를 맞아 대등한 경기를 펼치면서 사상 첫 본선 진출에 도전할 가능성을 높였다.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각 조 3위 팀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의 플레이오프를 통해 월드컵 본선 진출 희망을 이어간다. 이 경기 승자는 다음달 열릴 북중미·카리브해 4위 팀과 홈 앤드 어웨이 최종 플레이오프로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를 가린다. 시리아는 전반 40분 호주에 선제골을 내주면서 끌려갔다. 호주 공격수 매튜 래키(헤르타 베를린)가 오른 측면에서 내준 공을 로비 크루스(보훔)가 선제골로 연결했다.

그러나 시리아는 결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호주의 공세에도 추가골을 내주지 않은 시리아는 후반 40분 기회를 맞았다. 오마르 알 소마가 직접 얻어낸 페널티킥을 그대로 성공시키면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결국 이 동점골로 시리아는 극적으로 무승부를 거뒀다.

사우디아라비아 알 아흘리에서 뛰고 있는 알 소마는 이번 예선을 통해 영웅으로 떴다. 그는 지난달 6일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 월드컵 최종예선 최종전에서 1-2로 밀리던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로 시리아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즐거움을 찾는 우리 국민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던 그는 플레이오프에서도 극적인 골을 넣어 시리아 축구에 또한번 희망을 선사했다.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시리아 축구대표팀. [EPA=연합뉴스]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시리아 축구대표팀. [EPA=연합뉴스]

당초 시리아는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 최약체로 분류됐다. 한국, 이란, 우즈베키스탄, 카타르, 중국 등과 한 조에 속해 쉽지 않은 승부가 점쳐졌다. 더욱이 줄곧 이어진 내전 탓에 선수들은 시리아가 아닌 제3국을 떠돌면서 훈련에 매진해야 했고, 예선 홈 경기를 말레이시아에서 치러야 했다.

그러나 최종예선에서 3승4무3패(승점 13)를 거둔 시리아는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면서 내전에 지친 국민에게 위로를 선물했다. AFP통신은 지난달 6일 "시리아가 (조 3위로) 월드컵 본선행 희망을 이어가자, 수도 다마스쿠스 거리의 주민들은 서로 껴안고 춤을 추는 등 기뻐했다”고 전했다. 최종예선 전만 해도 105위였던 FIFA 랭킹은 75위까지 올라섰다. 시리아는 10일 호주 시드니에서 호주와 아시아 플레이오프 2차전을 치르면서 본선 진출 가능성을 다시한번 타진한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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