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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지뷰잉 어디까지 해봤니④ 설렘이 필요할 땐 웹드가 보약

중앙일보

입력

이번 황금연휴 동안 당신의 계획은 무엇인가. 아직 특별한 계획이 없다면 ‘빈지뷰잉(Binge viewing)’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 그동안 시간이 없어서 보지 못했던 프로그램을 한꺼번에 몰아보다 보면 열흘이 짧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한층 다양해진 플랫폼에서 만든 오리지널 콘텐트가 쏟아진 덕에 당신이 놓친 프로그램이 한가득 쌓여있기 때문이다. 선물 보따리를 푸는 마음으로 소파와 한 몸이 되어 웃고 즐기다 보면 어느새 동이 터올지도 모른다.

방송국 벗어나 웹드라마, 웹예능 쏟아져 #JTBCㆍMBC는 추석 연휴에 대거 편성 #참신함으로 무장해 달달함 더해주고 #한번 빠지면 꼬리 물고 탐독 이어져

그 나물에 그 밥이 지겹다면  

웹에서 먼저 선보인 드라마를 모아 JTBC에서 방영하는 '드라마 페스타'. [사진 JTBC]

웹에서 먼저 선보인 드라마를 모아 JTBC에서 방영하는 '드라마 페스타'. [사진 JTBC]

병원에서 만나 연애하고, 법정에서 만나도 연애하는 그 나물에 그 밥인 한국 드라마가 지겹다면 이제 웹드라마에 눈을 돌릴 때가 됐다. 정해진 TV 편성표가 아닌 웹상에서 방영되는 특성상 시간적 제약에서 자유롭고, 소재 역시 보다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당신이 웹콘텐트라는 전혀 모르는 ‘웹알못’이라면 이번 연휴를 통해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다.
현재 웹드라마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방송사는 JTBC와 MBC다. JTBC는 웹에서 먼저 선보여 호평을 받은 웹드라마 3편을 추석 연휴 동안 ‘드라마 페스타’라는 브랜드로 편성했다. 옛 연인이 남긴 스마트폰의 비밀번호를 풀며 잠겨버린 사랑의 기억도 함께 풀어가는 미스터리 삼각 로맨스 ‘알 수도 있는 사람’(2일 오후 10시50분), 전직 힙합퍼인 음악선생과 방과 후 힙합반 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믹 스웨그 ‘힙한 선생’(3일 오후 8시50분), 고교 시절 왕따였던 남자가 죽은 첫사랑을 살리기 위해 타임슬립 하는 리플레이 로맨스 ‘어쩌다 18’(8일 오후 8시50분) 등 각기 다른 소재로 삼색 매력을 뽐낸다.
MBC는 지난 1~3월 선보였던 ‘세 가지색 판타지’를 특집으로 방송한다. 노량진 고시촌의 적나라한 일상과 판타지를 버무린 ‘생동성 연애’(9월30일 오전 11시15분), 저승사자와 인기스타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우주의 별이’(2일 오후9시35분), 가문의 비밀을 간직한 황금반지를 다룬 ‘반지의 여왕’(7일 오전 8시35분) 등 3편이 전파를 탄다. 조선에 떨어진 고3 소녀와 조선시대 왕의 성장 로맨스를 그린 ‘퐁당퐁당 LOVE’(8일 오전 8시10분)도 특별 편성된다.

잠든 연애세포를 깨우고 싶다면      

지난 6월 첫 선을 보인 이후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웹드라마 '우만나'. [사진 INTROUTRO]

지난 6월 첫 선을 보인 이후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웹드라마 '우만나'. [사진 INTROUTRO]

긴 연휴에 자칫 잘못하면 늘어져 있기 쉽지만 연애세포를 깨우기에도 좋은 시간이다. 달달함으로 무장한 웹드라마가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가장 따끈따끈한 웹드라마는 ‘우리 처음 만났을 때 기억나?(우만나)’다. 매달 한 명씩 새로운 멤버가 공개되는 콘셉트로 아직 완전체로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은 ‘이달의 소녀’의 희진ㆍ현진ㆍ하슬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갓 대학에 입학한 청춘들의 가슴 설레는 로맨스를 소재로 한 이 드라마는 최근 페이스북 기준 조회수 2000만뷰를 넘기며 순항하고 있다.
연령별로 세밀하게 타깃팅해 다양한 작품이 만들어진 만큼 나이에 맞춰 골라보기도 가능하다. 와이낫미디어가 만든 ‘전지적 짝사랑 시점’은 주인공 24살 복학생과 동일한 연령대에서 가장 반응이 좋다. 이보다 1~2살 많다면 26살 인턴이 주인공인 ‘사당보다 먼 의정부보다 가까운’이나 28살 대리가 등장하는 ‘오피스 워치’ 등을 보면 된다.

30대를 위한 웹드라마도 있다. 72초TV에서 만든 ‘오구실’이 대표적이다. 혼자 사는 평범한 30대 직장인 오구실 역을 현실감 있게 소화해 시즌3까지 이어질 만큼 탄탄한 팬층을 확보한 배우 이채은은 지난 8월 열린 ‘서울 웹페스트 2017’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72초TV가 지난 달부터 ‘오구실’ 남자판을 표방하며 시작한 ‘샤워하는 남자’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뒤늦게 덕통사고를 당했다면  

어느날 TV에서 발견한 아이돌에게 마치 교통사고를 당한 것처럼 빠져들었다면 곧 웹콘텐트의 세계에 입문해 허우적대게 될 것이다. 이를테면 엑소 카이의 경우 TV 드라마 주연을 맡은 것은 지난달 시작한 KBS1 일요드라마 ‘안단테’가 처음이지만 웹드라마에선 제법 구력이 쌓였다. 2015년 ‘우리 옆집에 엑소가 산다’를 시작으로 ‘초코뱅크’(2016), ‘첫 키스만 일곱 번째’(2017) 등을 더하면 벌써 4번째 타이틀롤을 맡게 되는 셈이다.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통해 결성된 워너원이 선보이는 웹예능 '워너시티'. [사진 SBS]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통해 결성된 워너원이 선보이는 웹예능 '워너시티'. [사진 SBS]

워너원도 SBS 모비딕 ‘워너시티’로 웹예능 데뷔전을 치룬다. 워너원이 각종 게임을 실행하며 준비된 ‘예능돌’로 거듭나는 과정을 푹 TV로 선공개하고 이를 모아 6일 금요일 밤 12시 20분에 SBS 채널에서 방영하는 식이다. 같은 Mnet ‘프로듀스 101’ 출신인 아이오아이 역시 웹드라마를 종횡무진했다. 전소미는 마마무 문별ㆍ레드벨벳 슬기 등과 함께 KBS 웹예능 ‘아이돌 드라마 공작단’에 출연해 프로그램 내 창작 활동을 통해 웹드라마 ‘꽃길만 걷자’를 만들고, 최유정도 판타지오가 만든 웹드라마 ‘아이돌 권한대행’에서 출연하는 등 바쁜 행보를 보였다. 파면 팔수록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오는 것이 바로 한눈 팔기 힘든 웹콘텐트의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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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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