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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가을문학' 숨 쉬는 김유정 문학촌 가보니

중앙일보

입력

2002년 개관 이후 지난해 누적방문객 400만명 돌파 #김유정 역 도보로 5분 거리 즐길 거리 다양해 인기 #책방서 김유정 소설책 읽고, 애니메이션 관람도 가능 #소설의 배경인 실레이야기길과 레일바이크 필수 코스

“김유정 작가의 소설에 나온 장소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 좋았어요.”

9월 24일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김유정 문학촌.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이가 소설가 김유정이 살았던 생가 앞마당에서 모레 놀이를 하고 있었다.

아이의 언니는 생가 앞에 있는 동상을 만지며 “할머니 이 사람은 누구야”라고 물었다. 할머니는 “김유정 소설 『동백꽃』에 나오는 점순이야”라고 답했다.

김유정 작가의 생가는 그의 조카와 마을주민의 증언, 고증을 거쳐 2002년에 복원됐다. 박진호 기자

김유정 작가의 생가는 그의 조카와 마을주민의 증언, 고증을 거쳐 2002년에 복원됐다. 박진호 기자

김유정 작가 소설의 한 장면. 박진호 기자

김유정 작가 소설의 한 장면. 박진호 기자

아이들은 1908년 1월 11일 김유정 작가가 태어난 생가 안으로도 들어갔다. 생가는 안방과 대청마루·사랑방·부엌·곳간으로 이뤄진 전형적인 ‘ㅁ’ 자 형태로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하다.

생가 옆 김유정기념 전시관에는 김유정 작가의 생애와 그의 대표작 『동백꽃』『산골 나그네』『소낙비』『노다지』 등 작품, 관련 유물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었다.

손녀와 함께 김유정 문학촌을 찾은 한상우(63·경기도 가평)씨는 “김유정 문학촌은 일반 관광지와 다르게 문학과 관련된 테마로 잘 꾸며놨다”며 “문학촌을 돌아보는 것 만으로도 김유정 작가의 문학세계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김유정 작가가 쓴 소설 『동백꽃』 박진호 기자

김유정 작가가 쓴 소설 『동백꽃』 박진호 기자

생가 앞쪽에 있는 김유정이야기집에서는 김유정 작가의 삶과 문학세계를 전시물과 영상물 등을 통해 알 수 있다. 영상실에서는 춘천시 등이 제작한 ‘봄·봄 그리고 동백꽃’ 애니메이션도 감상할 수 있다. 유정책방에서는 관련 서적 구매도 가능하다.

또 천연 염색 체험공방, 실레마을 샘한복 체험방, 고색빛 전통 민화 체험방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김유정 문학촌은 전국의 문학촌 및 문학관 중 방문객이 가장 많은 곳이다. 특히 요즘 같은 가을철에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2002년 문을 연 김유정 문학촌은 지난해 누적관람객 400만명을 돌파했다.

김유정 문학촌에 있는 김유정 이야기집 내부. 박진호 기자

김유정 문학촌에 있는 김유정 이야기집 내부. 박진호 기자

 김유정 문학촌에 있는 김유정 이야기집 내부. 박진호 기자

김유정 문학촌에 있는 김유정 이야기집 내부. 박진호 기자

김유정 문학촌 박지영 학예사는 “가을이 되면 주말마다 입장권을 끊고 생가를 둘러보는 관광객만 하루 1000명이 넘는다”며 “무료 시설만 관람하고 소설 속 배경인 실레이야기길을 찾는 사람들까지 합치면 관광객은 3000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김유정 문학촌 주변엔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많다. 대표적인 곳이 실레이야기길이다.

실레이야기길은 들병이들 넘어오던 눈웃음길, 금병산 아기장수전설길, 산국농장금병도원길, 점순이가 ‘나’ 를 꼬시던 동백숲길, 덕돌이가 장가가던 신바람길, 복만이가 계약서 쓰고 아내 팔아먹던 고갯길, 춘호처가 맨발로 더덕 캐던 비탈길 등 총 16개의 길로 나뉘어 있다.

김유정 소설 속에 나오는 실레이야기길 지도. 박진호 기자

김유정 소설 속에 나오는 실레이야기길 지도. 박진호 기자

김유정 소설에 나오는 장소에 설치된 안내판. 박진호 기자

김유정 소설에 나오는 장소에 설치된 안내판. 박진호 기자

이 길은 모두 김유정 소설 속에 등장하는 길이다. 시원한 숲속에서 문학적 요소를 느낄 수 있다 보니 실레이야기길은 전국 곳곳에서 문학기행을 오는 사람들로 항상 붐빈다.

실레이야기길은 5.2㎞ 구간이다. 1시간30분 정도면 둘러볼 수 있다. 길목엔 최근 유명 예능프로그램에 소개된 ‘책과 인쇄 박물관’도 있다.

길 안쪽엔 한지 작가 함섭을 비롯해 지역 작가들이 작품 활동을 하기 위해 모여들면서 예술인촌이 형성됐다.

김유정 문학촌과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김유정역. 박진호 기자

김유정 문학촌과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김유정역. 박진호 기자

김유정 문학촌 인근에 레이바이크를 탈 수 있는 레일파크가 있다. 박진호 기자

김유정 문학촌 인근에 레이바이크를 탈 수 있는 레일파크가 있다. 박진호 기자

이와 함께 김유정역 바로 옆에는 옛 강촌역까지 연결된 레일바이크(8.5㎞)가 있어 북한강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김유정 문학촌은 서울에서 ITX-청춘과 전철을 타고 1시간 남짓한 시간이면 도착한다. 김유정역에서 내린 뒤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관람 시간은 동절기(11월~2월)엔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 하절기(3월~10월)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당일은 휴관한다.

김유정 문학촌 인근에 있는 레일파크. 박진호 기자

김유정 문학촌 인근에 있는 레일파크. 박진호 기자

김유정 문학촌 모습. 박진호 기자

김유정 문학촌 모습. 박진호 기자

입장료는 개인(초등학생 이상) 2000원, 단체(20인 이상) 1500원이고 신분증을 소지한 춘천시민에겐 50% 할인이 적용된다.

김유정 작가의 생애와 문학에 대한 해설을 들으려면 해설시간에 맞춰 관람하거나 단체방문의 경우 해설예약을 신청하면 된다.

김유정의 삶을 적어 놓은 안내문. 박진호 기자

김유정의 삶을 적어 놓은 안내문. 박진호 기자

1908년 1월 11일 팔 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난 김유정 작가는 1935년 『소낙비』와 『노다지』가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이어 『봄봄』『금 따는 콩밭』『동백꽃』『따라지』등 30편에 가까운 소설을 내놓고 29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전상국 김유정 문학촌장은 “김유정 문학촌이 있는 실레마을은 김유정 작가의 고향이자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곳”이라며 “소설에 등장하는 마을 곳곳을 둘러보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1930년대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춘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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