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대학 여자 조교가 지도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여조교 "대학원 입학 후 최근까지 성추행" 주장 #지난 1일 조교 사직서 사유서에 '성추행' 알려 #"예쁘다"며 뒤에서 안고 입맞춤 하려 하기도 #교수 "그런 행동도 언행도 하지 않았다" 부인
인천 남부경찰서는 해당 대학 대학원생이자 조교인 A(26·여)씨가 지도교수 B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해 와 수사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A씨는 경찰에서 “2015년부터 성추행을 당했으나 교수로부터 불이익을 받을까 봐 참아왔지만, 더 이상은 못 참겠다”고 진술했다. A씨는 이달 1일 학교에 조교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피해자 진술을 마친 상태지만 교수에 대해서는 명절 이후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며 “교수의 진술을 받지 않은 상황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을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성추행 의혹은 A씨가 사직서 사유란에 “교수로부터 성추행당했다”는 내용을 적으면서 불거졌다.
해당 학교는 A씨를 성폭력 상담센터에서 상담받도록 조치했으며, 지난 12일 학교 내 성평등위원회를 열어 피해 조사를 마쳤다.
학교 측에 따르면 A씨는 위원회 조사에서 참석해 “교수가 ‘프랑스 여자는 OO를 좋아하는데 한국 여자들은 싫어한다’, ‘치질약을 사다 놓아라. 예쁘게 발라 줄게’ 등의 발언을 했다”고 진술했다. 또 “올 6월경에는 ‘예쁘다’며 뒤에서 끌어안고 볼에 입을 맞추려 하기도 했다”며 “어떨 때는 배꼽 부위를 손가락으로 찌르는 등 수차례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특히 “B교수가 수업 중에도 학생들을 상대로 음담패설(淫談悖說)을 한다”는 진술도 했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반면 B교수는 A씨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고 한다. 같은 날 열린 성평등위원회에 나온 B교수는 “절대로 그런 행동도, 언행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성추행을 부인했다고 한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 내 성평등위원회에서 조사 중 A씨가 경찰에 신고한 상태여서 모든 내용을 경찰에 전달했다”며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면 절차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