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TONG]청소년 손으로 꾸렸죠, 서울가톨릭청소년연극제

중앙일보

입력

by 김동하·윤태웅

지난 8월 5일부터 12일까지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 다리 소극장에서 2017서울청소년가톨릭연극제가 진행되었다. 서울청소년가톨릭연극제는 연출부터 연기까지 모두 청소년만으로 꾸려낸 연극 대회였다. 2012년에 시작해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하는 2017서울청소년가톨릭연극제에서는 총 10개의 팀이 본선에 진출해 공연을 펼쳤다. 청소년이 창작했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창의적인 대본과 훌륭한 연기로 호평받았다.

본선에 이어 열린 폐막식에서 배우 허이재(엘리사벳)씨의 사회로 시상식을 진행했다. 10개팀이 모두 모여 서로를 축하해주고 기도하며 격려하는 자리였다.

청소년 창작집단 ‘나인’의 ‘오! 기주’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오! 기주’는 희귀병에 걸려 남성의 2차성징을 겪는 중학교 2학년 소녀와 레즈비언 친구가 겪는 편견을 그려내, 사회가 요구하는 성 고정관념을 그린 청소년 인권연극이다. 오기주 역을 맡은 이은채(14)양이 연기부문 대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이어 대성고 ‘키작은 소나무’의 ‘섬그늘’이 대상을 받았다. ‘섬그늘’은 보육원에서 자란 5명의 아이들이 고아라는 이유로 겪는 아픔과 보육원 원장에게 느끼는 배신을 섬세하게 표현한 작품이었다. 대성고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대상을 수상했다. 정겨레 역의 한겨레(18)군과 정승훈 역을 맡은 이강(17)군이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대상을 소감한 수상을 듣기 위해 대성고 연극부 ‘키작은 소나무’ 부장 한겨레(18)군을 만나보았다.

-

-

-동아리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키작은 소나무’는 올해 8기를 맞이한 대성고의 연극부입니다. 저희 동아리는 학생들이 직접 대본을 작성하고 조명, 연출 또한 학생들이 직접 합니다. 또한 청소년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연극을 무대에 올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극을 준비하며 힘들었던 점이나 이것 때문에 힘들어도 버틸 수 있었다는 게 있나요?
“연습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시간’이었습니다. 아직 학생이다보니 연극 연습보다는 공부가 우선순위이기 때문에 다같이 모여서 연습할 시간도 없었습니다.

힘들었던 연습을 버틸 수 있게 해 준 것은 선배들과 친구였습니다. 연습을 하면서 엄청난 시간을 빼앗기는데 그럴 때마다 가족들과 마찰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선배들의 조언과 친구들이 많은 힘을 실어주어 버텨냈습니다.”

-대상뿐만 아니라 연기 최우수상도 공동수상하셨는데 다들 연기쪽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계신건가요?
“저는 진로를 배우로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 1학년 친구들은 생각 중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연기의 꿈을 가지게 된 계기는 뭔가요?
“어릴 적부터 이쪽에 관심이 있어서 원래는 영화감독이나 PD가 꿈이었는데 고등학교에 들어와 연극반을 하면서 확실하게 진로를 정한 것 같습니다. 무대 위에서 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 이렇게 매력 넘치는 일인지 처음 알았어요.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준비를 더 많이 했을 텐데 아쉽습니다.”

-상금은 어떻게 사용하실 생각인가요.
“우선 연극부 친구들이랑 회식을 하고 남은 돈으로 단체복을 구입하거나 동아리 여행을 생각 중입니다. 동아리 부원들이 모두 열심히 참여한만큼 부원들을 위해 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제가 고등학교에 오기 전까지 연기라는 것은 생각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연극부에 신청한 이유도 깊게 생각한 것 없이 어쩌다가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좋은 경험을 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진로에 발을 딛게 되었습니다. 물론 청소년 시기에는 공부가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양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소년에겐 청소년만의 열정이 있습니다. 그 열정을 단순히 마음에만 품지 말고 자신을 성숙하게 만들 수 있는 ‘경험’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저를 믿고 따라준 연극부 부원들과 제 옆에서 저를 끝까지 응원해준 친구들, 선배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이번 연극제에서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와서 굉장히 기쁘고 우승을 못했더라도 축제처럼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글=김동하·윤태웅, 사진=김동하(대성고 2) TONG청소년기자

[추천기사]
“TV·영화에 없는 연극만의 매력은…”
(http://tong.joins.com/archives/43706)

ADVERTISEMENT
ADVERTISEMENT